[민주당 대구 경선]盧 3연전 첫승…표차는 크게 못벌려

  • 입력 2002년 4월 5일 18시 16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5일부터 7일까지 대구 인천 경북에서 잇따라 치러지는 당내 대통령후보 경선 ‘슈퍼 3연전’에서 첫 승리를 올렸다.

노 후보는 5일 대구 경선에서 이인제(李仁濟) 후보를 631표 차로 따돌리며 지난달 16일 광주 경선 이후 3주 만에 종합 선두자리를 탈환하는 동시에 강원 경남 전북에 이어 4연속 1위를 기록했다.

이날 노 후보의 승리와 선두 탈환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었다.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한 김중권(金重權) 후보가 중도사퇴하면서 영남 출신인 노 후보에게 세가 몰리는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실제 노 후보 측은 60∼65%가량 득표할 것으로 예상했고, 개표 결과도 그대로 나타났다.

민주당 대구 경선 결과
순위후보누적득표수
(득표율)
대구득표수
(득표율/순위)
1노무현5750표(45.0%)1137표(62.3%)①
2이인제5518표(43.2%)506표(27.7%)②
3정동영1503표(11.8%)181표(9.9%)③
총계12771표1824표

이 후보는 이 지역에서 노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 후보를 향해 대대적인 이념공세를 폈으나, 지역의 벽은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경선 하루 전인 4일 이 지역 지구당위원장 11명 중 9명의 지지선언을 이끌어내기도 했으나 당원들과 국민선거인단의 밑바닥 표심까지 휘어잡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이날 투표율이 지금까지의 9개 지역 경선 중 가장 저조한 54%에 그친 점은 이후 경선에서 노 후보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연고지인 경남 경선의 투표율이 57.2%에 그친 데 이어 대구에서도 50%대의 투표율을 기록하는 바람에 우세지역에서 이 후보와의 표차를 더 벌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교적 지역색이 덜한 6일의 인천 경선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충청권 출신 유권자가 많은 이 지역에서 선두를 되찾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고, 노 후보 측은 이미 대세는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7일의 경북 경선 역시 영남지역임에도 불구하고 노 후보 측이 “50%의 득표를 올리면 성공”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 후보와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탓에 노 후보 측은 14일의 전남 경선과 20일의 부산 경선에서 확실히 선두를 굳히겠다는 중장기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이 후보 측도 슈퍼 3연전에서 패배하더라도 표차를 줄여놓은 뒤 21일의 경기 경선과 28일 서울 경선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이 후보 측 지지자 20여명은 개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민주당 당직자들이 있던 VIP대기실과 기자실 앞에서 “조작경선 중단하라” “노무현 밀어주는 여론조사 중단하라”고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대구〓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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