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프리처드대사 방북 수용

  • 입력 2002년 4월 7일 18시 08분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잭 프리처드 미국 대북교섭담당 대사의 방북을 수용하라는 우리 정부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대통령특사 자격으로 방북했다 6일 귀환한 임동원(林東源)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가 밝혔다.

임 특보는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가진 귀환보고에서 “김 국방위원장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새 정부와는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대화할 것’을 권고한 데 대해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고대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한국 측으로부터 구체적 정보를 받지 못한 만큼 교섭대사방북에 관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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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특보는 또 “김 국방위원장이 일본과 곧 적십자회담을 개최할 수 있다는 뜻을 언급하는 등 북-일대화 재개에도 관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임 특보의 방북 결과를 외교경로를 통해 주요국가에 설명하고, 8일과 9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리는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을 통해 대북정책 공조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남북은 이번 임 특보의 방북기간 중 경의선 철도 및 도로와 별도로 동해선 철도 및 도로를 새로 조속히 연결하고 이를 위해 군사당국자 간 회담을 재개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이달 28일부터 금강산에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사업을 재개하고, 다음달 7일부터 3박4일간 서울에서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개최키로 했다.

북측은 5월 중에 고위당국자들로 구성된 경제시찰단을 남측에 보내기로 했으며, 이들은 방한기간 중 월드컵 개막식(5월31일)에 참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은 또 북측 대표단의 9월 부산 아시아경기대회 참가를 검토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6일 방북한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는 북한방문을 마친 뒤 서울에 들러 우리 정부에 방북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野 “밀실 이면거래 없나”▼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7일 임동원(林東源) 대북 특사의 방북결과에 대해 “겉만 요란하고 실속은 없는 외화내빈이 되풀이된 것이어서 실망스럽다”며 “공동발표문 내용 이외에 무슨 ‘밀실 이면거래’를 했는지도 궁금하고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문제는 건성으로 다룬 것 같고 탈북자, 납북자, 국군포로 문제 등 절실한 인도적 현안은 말도 못 꺼내고 돌아왔으니 이 정권은 누구를 위한 정권이냐”고 물었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적 현안에 대해 합의를 도출한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이번에 합의된 사항들이 제대로 실천되는지를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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