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심’ 공방〓정동영(鄭東泳) 후보가 먼저 “‘꼭두각시’ 후보론을 주장하면서 국정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김 대통령에게 ‘지지후보를 밝히라’고 요구한 것은 심한 얘기이다”며 이 후보를 몰아붙였다.
이에 이 후보는 “김 대통령이 여러 차례 때가 되면 스스로 지지후보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도 다 그렇게 한다.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경선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없으니까 대통령이 직접 명쾌하게 정리하라는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노 후보는 “근거 없는 사실을 당연한 일로 전제하고 논리를 전개하면 엉뚱한 얘기가 된다.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근거가 있으면 근거를 대야지 모략하듯 하면 되느냐”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주적론 논란〓이 후보는 “임동원(林東源) 특사가 북한을 방문했을 때 남북 간에 주적론이 민감한 문제로 대두됐다.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으로서 이에 대해 명확한 견해를 밝히라”고 노 후보에게 질문을 던졌다.
노 후보는 “복잡하고 미묘한 사안이 많은 데 말로써 화근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만일 이 후보가 주적 개념을 분명하게 얘기해 놓고 나중에 대통령이 되어 남북문제를 풀어가려 할 때 어떻게 감당하려고 하느냐”며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북한에서는 주적 개념을 철회하라고 하고 있고, 남쪽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면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는 사람들이 있다.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거듭 답변을 촉구했다.
그러자 노 후보는 “그런 질문은 한나라당의 수준 낮은 정치인들이 국회에서 국무총리나 국방장관을 ‘골 지르는’ 차원에서 묻는 질문이다. 주적이라고 하면 말려들고, 아니라고 하면 ‘너 친북세력이지’라고 하려는 것 아니냐”고 맞받아쳤다.
광주〓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