붐비는 盧진영…한산한 李진영

  • 입력 2002년 4월 12일 18시 01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이인제(李仁濟)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두 진영의 성쇠(盛衰)가 대조를 이루고 있다.

현역 의원 1명 없이 혈혈단신이었던 노 후보 진영에는 당내의 보수적인 의원들까지 문을 두드리고 있는 반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수십명의 현역 의원들이 북적댔던 이 후보 진영은 갈수록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노무현 진영의 즐거운 비명〓서울 여의도에 있는 노 후보의 캠프 사무실에는 지난달 말부터 하루에 20∼50명의 지지자와 당료 출신 정치인들이 직접 찾아와 “캠프 내에서 할 역할을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특히 교수 등 전문가 집단의 경우는 자기들끼리 자발적으로 소그룹을 만들어 ‘사회분야 정책은 우리에게 맡겨달라’ ‘경제정책 자문에 응하겠다’는 등의 제의를 해오고 있다는 것.

노 후보는 이처럼 사람들이 모여들자 최근 “4월28일 후보로 확정되기 전까지 캠프 규모를 늘릴 이유가 없고, 후보가 되면 당의 공식조직을 통해 선거운동을 할 것인 만큼 (찾아온 지지자들에게) 정중히 양해를 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후문이다.

일부 재계 인사는 “돈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거액의 후원금을 은밀히 제의해 오기도 했다는 게 노 후보 측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당내 의원들의 지지도 계속 늘고 있다. 경선 시작 전만 해도 천정배(千正培) 의원 정도가 노 후보를 지지했으나 지금은 김원기(金元基) 의원을 중심으로 약 20여명의 의원이 별도 대책팀을 만들어 다양한 조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산한 이인제 캠프〓지난달 27일 경선 복귀와 함께 ‘단기필마’를 선언하며 경선대책본부를 해체한 뒤 이 후보 캠프를 찾는 현역 의원의 모습은 거의 사라졌다. 특히 이 후보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공세를 개시한 이후로는 원심력이 더욱 커지는 분위기다. 동교동계인 이훈평(李訓平) 조재환(趙在煥) 의원은 이미 캠프에서 철수한 상태다.

이에 따라 아침 대책회의에 고정적으로 참석하는 현역 의원은 김기재(金杞載) 장성원(張誠源) 원유철(元裕哲) 이희규(李熙圭) 의원 정도에 불과하다.

100여명에 달했던 특보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줄었다. 97년 대선 때 이 후보를 도왔던 국민신당 출신 참모들과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몇몇 특보는 여전히 이 후보를 지원하고 있으나 활력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이 후보도 1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마음을 비운 지가 오래됐다”고 밝혀 경선 결과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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