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 保-革 구도개편 '솔솔'

  • 입력 2002년 4월 12일 18시 18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10일 최병렬(崔秉烈) 의원에 이어 12일 서청원(徐淸源) 의원과 공개회동하는 등 한나라당 중진들과의 접촉을 본격화하고 있다. JP는 뿐만 아니라 5일엔 민주당 중진 J, Y 의원 등과 골프 모임을 가졌다.

그가 8일 보수대연합 및 내각제 추진론을 언급하면서 “희미하게나마 (정치권 내의)접근이 이뤄지고 있다”고 운을 뗀 전후에 이뤄진 움직임들이다. 자민련 정진석(鄭鎭碩) 대변인은 “앞으로 기자들이 바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JP의 속내〓12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JP와 단독으로 오찬을 함께 한 서 의원은 “최근의 어려운 정치상황과 보혁에 따른 정국구도 개편 필요성에 관해 말하더라”고 전했다. JP 측근들도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회창(李會昌) 최병렬 후보가 보수경쟁 끝에 결국 JP를 ‘심판관’으로 찾게 돼있다”며 ‘한-자 보수대연합’의 가능성을 점쳤다.

JP는 그러나 민주당 중진 J, Y 의원이 골프회동에서 “경선이 끝나면 민주당과 자민련이 같이 해야 정권창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데 대해서도 가타부타 말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정상천(鄭相千) 총재권한대행은 이를 두고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후보와 보수성향 의원들이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보혁 정계개편 움직임을 따라 갈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자 연대 이상의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부상황〓이 시점에서 JP의 움직임이 주목받는 배경엔 ‘노풍(盧風)’에 대한 한나라당 내부의 위기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노풍을 막기 위해서는 대선구도를 보혁구도로 몰아가야 하는데, 무엇보다도 JP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한나라당 관계자들이 적지 않다.

이회창 후보의 선대본부장인 신경식(辛卿植) 의원과 측근인 김기배(金杞培) 의원이 JP쪽과의 접촉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강창희(姜昌熙) 의원과 유한열(柳漢烈) 전 의원 등 대전·충남의 원내외 지구당위원장들은 “대선을 위해서도 JP를 조기에 끌어안고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석권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부영(李富榮) 후보가 최근 “내 시체를 넘기 전엔 JP 영입은 안된다”고 강력 반발하고 있어 진통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선연대는 미지수〓특히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 ‘입당강요’ 사태에 대한 한나라당측의 사과와 지방선거에서의 ‘적절한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JP의 마음을 사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양당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자민련의 한 고위관계자는 “급할 게 없다. JP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경선 결과 자연스레 보혁에 따른 ‘헤쳐모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것도 일단은 좀 더 기다려보겠다는 뜻이다.

JP가 6월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의 3개 시·도지사직을 지켜내기 위한 마지막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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