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이부영 최병렬 후보는 지난주에 있었던 두 번의 토론과 달리 이회창 후보에게 까다로운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지며 협공을 가했다.
▽이회창〓김대중(金大中)대통령 아들들이 관련된 부정부패에 대해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는 아무 말이 없다. 자신의 생각을 말해야 한다.
▽이부영〓여야 대통령 후보들에게 친인척 비리를 근절하고 김 대통령 아들의 구속 수사를 요구하는 결의를 하자고 제의한다.
▽최병렬〓세 아들이 연루된 이 엄청난 사건에 대해 김 대통령은 내일 당장이라도 특검제를 도입해 아들들을 넘겨야 한다. 이렇게 끌고 가면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이부영〓이회창 후보는 언젠가 ‘중산층과 소외계층에 더 가까이 다가가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는 좌파적 생각이냐 우파적 생각이냐.
▽이회창〓둘 다 아니다. 나는 합리적 진보를 포함하는 보수의 기조 위에 서있다.
▽이부영〓이회창 후보는 말로는 서민을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많은 서민들은 100평 이상에 사는 사람들만 이회창 후보를 지지한다고 생각한다.
▽이회창〓우리 당은 재벌 비호당이 아니다. 우리는 재벌개혁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부영〓최병렬 후보는 6공화국 시절 노동부장관 때 총액임금제를 추진하면서 정부 산하기관 노조들이 반발하자 기관을 없애버리겠다는 말을 했다.
▽최병렬〓그런 말 한 적 없다. 총액임금제는 당시 우리 임금체제가 너무 복잡해서 추진한 것이다.
▽최병렬〓YS JP 등 많은 사람들이 이회창 후보에게 적대적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는 빌라 문제 등 자신의 주변 관리조차 못했고, 리더십에 문제가 있어 박근혜 의원이 탈당했다.
▽이회창〓최 후보는 나의 집 문제 등에 대한 진상을 잘 알고 있으면서 매우 과장되게 말하고 있다. 최 후보는 그동안 나를 매우 판단력이 정확하고 공정한 사람이라고 평가해왔다.
▽최병렬〓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법 보다 무서운 게 있다. 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100평짜리 빌라를 3개층이나 썼느냐.
▽이부영〓최근 이회창 후보 참모 회의에서 측근들이 ‘울산 경선(18일) 등에서 강하게 밀어붙여 후보 합의 추대 분위기를 만들자’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회창〓잘못 알려졌다. 실제 회의에서는 원만한 경선을 위해 선거캠프를 해체하자는 얘기까지 나왔다. 측근이라는 사람들은 당직자들이다. 이부영 후보도 총무할 때 나의 측근이었다.
▽이부영〓측근이었던 적 없다. 그 말 취소하라.
▽이회창〓총재 옆에 있으면 측근 아니냐. 알았다. 취소하겠다.
▽최병렬〓한 후보가 80%를 독식하다니, 북한 노동당 같은 생각이 든다.
▽사회자〓이부영 후보는 동서울상고 금품 수수 사건을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하는데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이 나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부영〓박지원(朴智元) 대통령비서실장이 현정권 임기초 내게 ‘당신은 털어서 먼지도 안나오느냐’고 말한 뒤 사건이 터졌다. 박 실장이 제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사회자〓이상희 후보는 인천 경선에서 10표를 얻었는 데 중도 사퇴하나.
▽이상희〓미래에 대한 지지는 적기 마련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나와 같은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
▽사회자〓이회창 후보는 가정사로 지지율이 떨어졌다. 가정사도 다스리지 못하면서 어떻게 대통령이 되느냐는 비판이 있다.
▽이회창〓서민의 아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가슴 아프다. 손녀의 원정출산은 사실이 아니다. 국적취득 목적이 아니라 정상적인 해외출장으로 가 출산했고, 정상적으로 국내 출생신고도 마쳤다.
▽사회자〓최병렬 후보는 이회창 대통령 만들기 하다가 왜 갑자기 대선 후보로 나섰나.
▽최병렬〓이회창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노무현씨의 영남 지지율이 50%에 육박하지 않나.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다.
송인수기자 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