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걸사건 은폐 경찰동원했나”…與 조순형의원 질의

  • 입력 2002년 4월 16일 23시 20분


16일 열린 국회 법사위와 예결위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각종 게이트에 대통령의 세 아들이 어김없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검찰의 즉각 소환조사를 촉구하는 등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세 아들의 비리 의혹을 끈질기게 추궁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에 대해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야당과 관련한 비리 의혹 제기로 맞불을 놓았다.

법사위에서 이주영(李柱榮·한나라당) 의원은 “김홍업(金弘業)씨의 측근 김성환(金盛煥)씨와 가까운 S건설의 지난해 관급공사 시공실적이 804억원에 달한 것은 홍업씨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법사위 차원의 진상조사를 위해 대통령의 세 아들을 증인으로 채택하자고 주장했다.

김기춘(金淇春·한나라당) 의원은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아들 한 사람 때문에 사과했는데, 지금은 세 아들이 문제가 된 만큼 대통령의 사과가 아니라 하야(下野)가 문제가 되는 상황이다”고 맹공했다.

윤경식(尹景湜·한나라당) 의원은 “작년에 국정원이 김홍걸(金弘傑)-최규선(崔圭先) 비리 커넥션 의혹을 청와대에 보고했으나 질책만 받았다는 얘기가 있는 만큼 대통령이 모든 사실을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대통령 연루 여부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조순형(趙舜衡·민주당) 의원도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최규선씨가 홍걸씨 관련 사건을 입막음하기 위해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宋永吉·민주당) 의원은 “검찰은 특검제나 국정조사 시비가 나오기 전에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즉각 수사를 촉구했다. 그는 그러나 “검찰이 권력 내부의 문제를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니까 야당 관련 사건도 엄정하게 수사하지 못하고 있다. 세금을 빼돌린 이석희(李碩熙) 전 국세청 차장의 송환 문제는 어떻게 돼 가느냐”고 ‘야당의 문제’도 따졌다.

예결위에서는 김학송(金鶴松·한나라당) 의원이 “청와대 하명수사를 담당하는 최성규(崔成奎)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이 최규선씨의 대책회의에 참석한 것을 보면 배후에 김홍걸씨가 있다는 의혹이 짙다”며 “청와대 지시를 받는 검찰 등에 권력비리 수사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대통령 임기도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대통령에게 알려라”고도 했다.

이에 강운태(姜雲太·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아들에 관한 질문을 왜 경제부처 장관들에게 하느냐”고 맞받아쳐 여야 의원 간에 한동안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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