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대선기획위(위원장 정상천·鄭相千 부총재)는 최근 당 지도부에 보고한 문건에서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당선된 뒤 DJP연합과 같은 ‘보혁(保革) 동거’를 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고문과의 적극적인 연대 추진을 건의했다.
‘보혁구도와 당의 진로’라는 제목의 이 문건은 “이 고문의 노선투쟁에 중도보수의 내각제 세력이 동참할 수 있고, 한나라당에서도 민주당의 영남후보 출현 이후 동요하는 영남권의 내각제 선호세력이 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문건은 이들 세력을 포함한 30석 안팎의 교섭단체 구성과 함께 무소속의 박근혜(朴槿惠) 정몽준(鄭夢準) 의원까지 망라한 보수대연합 그림까지 제시하고 있다.
JP도 22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과 한나라당 내부에 보혁이 혼거하고 있어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보혁을 전제로 한 논의라면 어떤 논의도 거절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수대연합이 전제된다면 내각제로 가는 데는 전단계도 있을 수 있다”고 말해 내각제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박 의원 등에 대한 연대 여지도 열어놨다.
자민련의 한 고위당직자는 “김 총재는 6월 지방선거에서 충청권을 지키기 위해 일차적으로 민주당 이 고문 등과의 연대를 바라고 있다”며 “제3세력은 대선정국에서의 캐스팅 보트 역할은 물론 큰 틀의 보수연합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총재가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에 대해 대단히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