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고, “(세 아들 문제는) 권력문화의 잔재로 한국의 특권의식과 정실주의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회창씨는 그런 구시대 정치행태에 가깝고, 나는 새로운 정치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는 김 대통령의 세 아들 문제를 민주당 정권만의 문제가 아닌 이회창 전 총재까지 포함한 구시대 정치의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고 정면돌파할 것임을 내비친 것이다.
노 후보가 이날 “김 대통령의 탈당에 반대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두 차례나 “네”라고 답한 것도 김 대통령과 의도적인 차별화는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사실상 당 지도부와 대통령의 공식적인 관계는 이미 끊겼다. (탈당 등의) 나머지 문제는 하나의 상징적인 정치적 판단이다”며 “내가 지금 (탈당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예의 있는 정치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앞장서서 김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노 후보의 얘기는 한 마디로 ‘김 대통령의 선택을 기다리겠다’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는 최근 “김 대통령을 만나면 탈당 등을 건의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김 대통령이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아도, 모든 걸 다 알고 계신다”고 답한 적이 있다.
김 대통령의 탈당 문제 등과 관련한 노 후보의 입장에 민주당 내 DJ 직계인 동교동계 인사들은 “마음은 아프지만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