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전망대]김상영차장/전윤철 부총리가 할 일

  • 입력 2002년 4월 28일 17시 25분


김상영 / 경제부 차장
김상영 / 경제부 차장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한 외국 언론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미국 유럽의 주요 언론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한국에 대한 보도를 내보내고 있다. 내용도 과거 부정적 일변도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어 한국 국민을 흐뭇하게 한다.

특히 경제 개혁과 이에 따른 금융 및 기업 부문의 성과, 향후 경제 전망 등에 대한 평가는 아주 좋다.

‘일본은 한때 경제적 제자였던 한국으로부터 금융위기 극복을 배워야 한다.’(파이낸셜타임스 3월21일자)

‘한국은 창조적 파괴를 통해 아시아 경제의 새로운 모델로 떠올랐다.’(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4월10일자)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경제 개혁이 국부 유출, 공적자금 사용에 따른 재정 악화 등 국내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문제도 아직 많다. 외신들은 한국 경제를 칭찬하면서도 부실기업 매각, 공공 노동 부문의 개혁에 대한 저항, 올해 정치 일정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를 빠뜨리지 않는다.

특히 전윤철(田允喆) 신임 부총리는 외신들의 주목의 대상이다. 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진념(陳稔) 전 부총리의 선거판 징발에 대해 “경제구조개혁이 원점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고까지 했으니 오죽하겠는가. 그래서 외신들은 신임 부총리에게 이렇게 당부한다.

‘경기 과열에 대한 우려로 인해 신임 경제부총리는 전임자보다 경제 개혁 및 안정에 더 주력해야만 한다’(AFP,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4월16일자)

사실 한국 경제가 실제보다 낮게 평가받고 있다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상당 부분 이런 막연한 불안감에서 출발한다.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한국이 국제 사회에 신뢰감을 주지 않아 생긴 현상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이다.

따라서 신임 전 부총리는 경제부총리가 바뀌는 과정에서 해외투자가들이 가질 수 있는 의구심을 해소하는 노력을 우선적으로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해 당장 해외로 나가 한국 경제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충고가 적지 않다. 3월 뉴욕에서 열린 한국경제설명회가 대성공을 거두자 재정경제부는 5월경 런던에서 같은 행사를 갖는 방안을 추진하다가 진 전 부총리의 사퇴로 무산되었었다.

대통령 아들들의 스캔들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양대 선거를 앞두고 각종 경제개혁 정책은 탄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제부총리도 교체되었다. 해외투자가들의 우려는 당연하다.

경제부총리는 대통령 비서실장 시절 대통령 아들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정치 공세나 받고 있을 만큼 한가한 자리가 아니다.

신임 전 부총리는 어지러운 정치판에 휩쓸리지 말고 해외를 돌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일을 해야 한다.

김상영 경제부차장 you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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