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北 금강산댐 붕괴에 대책 있나

  • 입력 2002년 4월 30일 18시 08분


북측이 북한강 상류에 건설한 금강산댐에 함몰 부위가 몇 군데 발견되는 등 위험 징후가 나타났다고 한다. 만에 하나라도 댐이 붕괴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서울 등 한강 하류지역에 어마어마한 피해가 예상되는 심각한 일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그동안 무대책으로 일관하다가 최근에야 금강산댐 하류의 ‘평화의 댐’ 보강공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 일 외에도 한강수계 유입량이 급감하는 등 금강산댐과 관련해 갖가지 문제가 제기된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평화의 댐 인근 강원 양구지역 주민과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금강산댐의 이상 징후를 거론하며 정부 대책을 촉구해왔다. 그러나 정부는 심지어 지난 2월 평화의 댐 상류지역에 무려 3억5000만t이나 되는 물이 밀려들어 겨울 홍수가 발생했을 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것이 정부의 안이한 인식 때문이라면 그것도 문제지만, 혹시라도 북측에 대한 ‘눈치보기’ 차원이었다면 그것은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는 다음주로 예정된 남북 경협추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하지만 지금은 논의 단계에서 더 나아가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때다. 일차적으로는 금강산댐의 안전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단 파견이 급선무다. 조사 자료를 토대로 금강산댐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도를 모색하는 것이 다음 순서다.

무엇보다 정부는 북측의 자세 변화를 강력하게 촉구해야 한다. 국제법상 공유하천은 당사국의 동의 없이 물길을 변경할 수 없다고 돼 있다. 그런데도 북측은 우리측에 한 마디 상의 없이 금강산댐 등 댐을 몇 개나 만들어 북한강 물길을 태백산맥 쪽으로 돌렸고, 우리는 이에 대해 그동안 변변한 항의 한번 하지 않았다. 우리측에 전력지원 및 경제원조를 요청하는 북측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정부가 북측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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