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렬특보 방미 경위]盧 허락…'특보명함' 들고 백악관 방문

  • 입력 2002년 4월 30일 18시 55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국제담당특보인 이충렬(李忠烈)씨가 미국을 방문한 것은 미 공화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 대해 노 후보를 제대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캠프 내부의 문제 제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노 후보에 대해 불안감을 갖고 있다는 일부 외신 보도가 있은 뒤 캠프 내에서 그런 우려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는 것.

이 특보는 4월 13일부터 19일까지 1주일간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 아시아국장과 국무부의 동아시아태평양담당분석관, 국방정보부(DIA)의 아시아담당분석관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미 외교협회 한국팀 간사인 모튼 아브라모위츠, 하원 공화당 정책위 선임자문관인 돈 오브도퍼와 전직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도 만나고 왔다고 밝혔다.

노 후보측의 유종필(柳鍾珌) 공보특보는 30일 “노 후보가 이씨를 직접 파견한 것이 아니라 본인이 보고해서 허락을 받아 간 것이다”고 밝혔다. 방미 당시 이 특보는 노 후보의 ‘국제담당특보’라는 명함을 만들어갔는데 이 또한 노 후보가 허락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노 후보 측이 이 특보에 대해 특보직 박탈 이상의 중징계를 하기로 한 것은 이 특보가 미국에서 노 후보가 위임한 것 이상의 발언을 하고 다닌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즉 이 특보가 “미국 정부 관리들에게 ‘한국 대선에 끼어들 생각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고 한 주간 오마이뉴스의 보도가 사실임을 전제하고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이 특보는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노동운동을 하다 94년 미국 유학을 떠나 97년 존스홉킨스대학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귀국 후 노사정위에서 일하다가 2000년 10월 노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