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재단 문 닫았다

  • 입력 2002년 5월 1일 18시 48분


각종 게이트에 연루돼 물의를 빚은 아태평화재단이 1일 공식적으로 문을 닫았다.

지난달 1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퇴임 때까지 잠정적으로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지 2주 만이다.

직원들이 모두 사표를 낸 뒤 지난달 30일 사옥을 떠나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아태재단 건물은 정적만이 감돌고 있다.

보일러기사, 경비원, 서무 및 경리담당 직원 각 1명씩만 남아 서울 마포구 동교동 지하 3층, 지상 5층의 건물을 관리하고 있을 뿐이다.

1994년 설립돼 한때 직원이 70여명에까지 이르렀으나 외환위기 이후 감원을 거듭해 문을 닫기 직전에는 직원이 30여명으로 줄었다.

아태재단의 홈페이지(http://www.kdjpf.or.kr)도 주소와 약도 페이지가 지워져 있는 등 방치돼 있는 상태다.

아태재단이 문을 닫는 공식적인 이유는 ‘재정난’. 김 대통령의 차남인 김홍업(金弘業) 부이사장과 ‘동교동 집사’로 불리는 이수동(李守東) 상임이사 등 전현직 간부들이 각종 비리 의혹 사건에 연루되면서 존폐 위기에 놓이게 됐다. 지금까지 전현직 간부 4명이 구속됐다.

아태재단은 김 대통령이 92년 대선 패배 후 정계 은퇴를 선언한 뒤 영국으로 유학을 갔다가 귀국해 94년 1월 설립했다.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과 아시아의 민주화, 세계평화에 관한 이론과 정책 개발 등이 취지였다.

이 재단을 모체로 김 대통령은 국민회의를 창당했고 97년 대선 당시엔 재단이 정권 창출의 ‘후방 기지’나 다름없었다.

김선우기자 sublim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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