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중진의원은 “구 여권처럼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거액의 총선 자금을 조성했다면, 우리당이 한나라당을 꺾고 원내 제1당이 됐을 것이다”며 “대부분의 후보가 당의 공식 지원금에 의존했고, 그 액수도 동교동 실세들과의 친소(親疎)에 따라 차이가 많았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원외위원장은 “나처럼 공식적인 지원금에만 의존했던 후보들은 선거 막판에 ‘실탄’이 많이 부족했으나, 일부 후보는 당내 실세 또는 국정원 간부 등을 통해 능력 있는 기업인을 소개받고 있다는 얘기가 암암리에 돌았다”고 말했다.
다른 중진의원은 “당시 김옥두(金玉斗) 사무총장이 총선 직후 한 공식회의에서 ‘선거자금을 절약해 30여억원을 남겼다’고 보고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