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3일 “보잉사가 제시한 가격대로 본계약을 체결할 경우 1조8000억원의 추가예산을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보잉사가 국민이 납득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계약 체결을 보류하고 재선정 절차를 밟는 것도 배제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보잉사와의 협상에서 △가격을 최대한 낮추고 △기술이전이나 부품의 역수출 등 반대급부를 얻는 절충교역 비율을 65%에서 70%로 올리고 △미국 정부가 후속 군수지원에 대한 보증을 서도록 하는 세 가지 목표를 관철시키기로 했다.
김동신(金東信)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30일 제리 대니얼스 보잉사 군용기·미사일시스템부문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으며, 대니얼스 사장은 가격인하 대신 절충교역 비율을 대폭 올리겠다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황의돈(黃義敦) 대변인은 “보잉사와의 가격협상을 이달 말까지 완료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보잉사는 올 3월 신예 전투기 40대를 구입하는 FX 사업에 44억6688만달러의 계약가격을 제시했으나, 이는 최종 경쟁업체였던 프랑스 다소사 라팔의 제안가격(42억7000만달러)보다 1억9688만달러가 많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