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금강산댐 현황-대책 발표]'댐 비워 홍수막기' 불안 여전

  • 입력 2002년 5월 3일 18시 06분


바닥 드러낸 화천댐
바닥 드러낸 화천댐
건설교통부가 3일 발표한 금강산댐 현황을 보면 부실시공 때문에 최악의 경우 댐이 붕괴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강 수계인 수도권에 남한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000만명이 살고 있어 국민은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금강산댐의 이상징후는 지난해 말부터 제기돼 왔음에도 정부가 이를 외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얼마나 훼손됐나〓현재 발견된 댐 상부의 함몰 부위 3곳. 이들 함몰 부위의 발생 원인에 대해 건교부는 “정밀조사 전까지 알 수 없다”는 견해.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댐 본체를 통과해 물이 새어나오면서 흙 입자가 쓸려나오는 ‘파이핑(piping) 현상’이 발생한 뒤 댐 상부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는 ‘싱킹(sinking) 현상’이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금강산댐을 찍은 위성사진에도 물이 새어나온 흔적이 확인됐다.

▽왜 훼손됐나〓건교부는 부실공사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86년 착공된 금강산댐은 99년 6월부터 건설사업이 본격화돼 16개월 만인 2000년 10월 높이 88m, 저수용량 9억1000만t 규모로 만들어졌다.

이런 규모라면 국내 기술로 평균 2년6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게 건교부의 설명. 장비나 기술이 부족한 북한에서 1년 이상 단축 시공한 만큼 부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

▽평화의 댐 보강〓평화의 댐도 금강산댐과 같은 사력댐이어서 정상 부위가 물에 쓸려나가면 댐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댐 상부에 두께 70㎝, 폭 12m의 콘크리트를 덧씌우고 댐 남쪽 하단에 큰 바윗덩어리 등 사석(捨石)을 시루떡 얹듯 덧붙일 계획.

사석 공사는 ‘기초-1단계-2단계’ 등 3개 부위로 진행된다.

건교부는 7일로 예정된 남북경협추진위원회에서 북측에 제안할 금강산댐 공동조사 요구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평화의 댐 높이(80m)를 증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화천댐 활용〓화천댐은 지난해 말부터 총 저수량(10억5000만t)의 38% 수준인 4억t 정도만 저수하고 있다.

댐 본체의 5개 배수구에 달린 수문이 낡아 이를 바꾸기 위한 공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정부는 여름 우기가 끝날 때까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재의 수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물을 추가로 채우지 않을 방침이다. 따라서 화천댐이 담을 수 있는 물의 여유량은 6억5000만t 정도가 된다.

▽대처는 완벽한가〓현재 금강산댐의 저수량은 6억∼7억t. 그러나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나 붕괴할 때가 되면 12억t의 물이 쏟아져 내려올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평화의 댐에서 5억9000만t, 화천댐에서 6억5000만t을 각각 저수하면 화천댐 하류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충분하다”와 “집중호우로 평화의 댐과 화천댐의 저수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로 다소 엇갈린다.

이태교 기라정보통신 회장(전 수자원공사 사장)은 “금강산댐을 붕괴시킬 정도인 하루 30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평화의 댐과 화천댐의 저수능력이 줄어드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승하 부사장은 “댐 붕괴시 쏟아질 물의 양은 시간당 15만∼20만t이지만, 비가 집중되면서 쏟아져 들어오는 물은 1만∼2만t에 불과하므로 댐 붕괴로 인한 물 피해만 처리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만에 하나 평화의 댐 보강공사가 끝나기 전에 금강산댐이 붕괴한다면 한강 하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건설교통부가 3일 발표한 금강산댐 현황을 보면 부실시공 때문에 최악의 경우 댐이 붕괴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강 수계인 수도권에 남한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2000만명이 살고 있어 국민은 불안해하지 않을 수 없다.

한편 금강산댐의 이상징후는 지난해 말부터 제기돼 왔음에도 정부가 이를 외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얼마나 훼손됐나〓현재 발견된 댐 상부의 함몰 부위 3곳. 이들 함몰 부위의 발생 원인에 대해 건교부는 “정밀조사 전까지 알 수 없다”는 견해.

하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댐 본체를 통과해 물이 새어나오면서 흙 입자가 쓸려나오는 ‘파이핑(piping) 현상’이 발생한 뒤 댐 상부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주저앉는 ‘싱킹(sinking) 현상’이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금강산댐을 찍은 위성사진에도 물이 새어나온 흔적이 확인됐다.

▽왜 훼손됐나〓건교부는 부실공사 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86년 착공된 금강산댐은 99년 6월부터 건설사업이 본격화돼 16개월 만인 2000년 10월 높이 88m, 저수용량 9억1000만t 규모로 만들어졌다.

이런 규모라면 국내 기술로 평균 2년6개월 이상이 걸린다는 게 건교부의 설명. 장비나 기술이 부족한 북한에서 1년 이상 단축 시공한 만큼 부실 가능성이 크다는 것.

▽평화의 댐 보강〓평화의 댐도 금강산댐과 같은 사력댐이어서 정상 부위가 물에 쓸려나가면 댐 전체가 붕괴될 수 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댐 상부에 두께 70㎝, 폭 12m의 콘크리트를 덧씌우고 댐 남쪽 하단에 큰 바윗덩어리 등 사석(捨石)을 시루떡 얹듯 덧붙일 계획.

사석 공사는 ‘기초-1단계-2단계’ 등 3개 부위로 진행된다.

건교부는 7일로 예정된 남북경협추진위원회에서 북측에 제안할 금강산댐 공동조사 요구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평화의 댐 높이(80m)를 증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화천댐 활용〓화천댐은 지난해 말부터 총 저수량(10억5000만t)의 38% 수준인 4억t 정도만 저수하고 있다.

댐 본체의 5개 배수구에 달린 수문이 낡아 이를 바꾸기 위한 공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정부는 여름 우기가 끝날 때까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재의 수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물을 추가로 채우지 않을 방침이다. 따라서 화천댐이 담을 수 있는 물의 여유량은 6억5000만t 정도가 된다.

▽대처는 완벽한가〓현재 금강산댐의 저수량은 6억∼7억t. 그러나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나 붕괴할 때가 되면 12억t의 물이 쏟아져 내려올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평화의 댐에서 5억9000만t, 화천댐에서 6억5000만t을 각각 저수하면 화천댐 하류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는 “충분하다”와 “집중호우로 평화의 댐과 화천댐의 저수능력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해 보완대책이 필요하다”로 다소 엇갈린다.

이태교 기라정보통신 회장(전 수자원공사 사장)은 “금강산댐을 붕괴시킬 정도인 하루 300㎜ 이상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평화의 댐과 화천댐의 저수능력이 줄어드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승하 부사장은 “댐 붕괴시 쏟아질 물의 양은 시간당 15만∼20만t이지만, 비가 집중되면서 쏟아져 들어오는 물은 1만∼2만t에 불과하므로 댐 붕괴로 인한 물 피해만 처리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만에 하나 평화의 댐 보강공사가 끝나기 전에 금강산댐이 붕괴한다면 한강 하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금강산댐 안정대책 요약
구 분주요 내용
금강산댐 붕괴시·단기:평화의 댐 보강=댐 상부 콘크리트 덧씌우기, 댐 남쪽 하단 사석 덧대기
화천댐 저수량 확대=6억5000만t 저수 능력 확보
남북공동 금강산댐 조사단 조직
·장기:평화의 댐 증축=높이(현행 80m)를 대폭 증축
금강산댐 저수로
발생하는 가뭄
·단기:북측에 금강산댐물 6억2000만t을 방류토록 요청
·장기:북한강 수계 공동 관리 추진, 한강 수계에 댐 건설 신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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