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금강산댐에서 가장 가까운 춘천기상대의 관측 결과 91년 7월 25일 하루에 308.5㎜의 폭우가 쏟아진 사례도 있어 댐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하지만 금강산댐이 무너지더라도 평화의 댐(총 저수량 5억9000만t)과 화천댐(10억5000만t)에서 저수하면 한강 하류지역에 큰 홍수 피해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교통부는 3일 ‘금강산댐 종합대책’을 마련, 최근 시작한 평화의 댐 긴급 보강 공사를 7월말까지 끝내고 화천댐의 저수량을 현재(4억t) 수준으로 유지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금강산댐의 담수로 북한강 물길이 막혀 연간 6억2000만t의 물이 부족해질 것으로 보고 북한에 북한강 수계를 공동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하되 북측이 거부하면 평화의 댐을 높이고 다른 한강수계에 새 댐을 짓기로 했다.
건교부에 따르면 1월17일부터 2월4일까지 금강산댐 하류 화천댐 유입량이 평상시 초당 2t에서 최대 273t으로 급증하면서 총 3억4000만t의 물이 흘러 들어옴에 따라 위성사진 등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금강산댐 꼭대기 부분에서 3곳의 함몰 부위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폭 20m, 깊이 15m 규모와 이의 절반 규모인 2곳은 부실시공으로 흙덩이가 떨어져나갔거나 땜질공사를 위해 파헤쳐 놓은 구덩이일 것으로 추정됐다.
건교부는 △이런 규모의 댐을 건설하려면 대체로 2년6개월이 걸리는데 금강산댐은 16개월 만에 급조됐고 △댐이 덜 지어진 상태에서 물을 담으면서 이 같은 문제가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또 댐 수위가 높아졌을 때 물을 빼주는 통로인 ‘여수로’가 110m 지점에 설치돼 현재의 금강산댐(높이 105m)에서는 제 기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하루 동안 300㎜ 이상의 비가 쏟아지면 물이 넘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창세 건교부 수자원국장은 “금강산댐의 현재 저수량은 6억∼7억t으로 추정되며 댐 붕괴가 시작되는 시점의 저수량은 12억t 정도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는 “그러나 금강산댐이 홍수로 붕괴하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 평화의 댐에서 5억9000만t, 화천댐에서 6억5000만t을 모으면 대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금강산댐이 붕괴되더라도 화천댐 하류의 북한강 수계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