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00까지 만들수 있지만 안해”
●4월11일 지구당선 “술안마실것…조심하겠다”
부산지검엔 단란주점 불법관련 청탁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이던 지난달 11일 부산지검 동부지청장에게 민원 청탁성 전화(본보 7일자 A31면 보도)를 한 데 대해 7일 민주당 내에서는 “신중하지 못한 처신이었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달 11일은 노 후보가 전남지역 지구당을 돌며 각별히 ‘신중한 언행’을 다짐하던 시점이어서 민주당측을 한층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날 노 후보는 보성 지구당에서 “함부로 넥타이 풀고 술 마시지도 않겠다. 정말로 조심하겠다”고 말해 당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정치인에게 거절하기 힘든 민원이 있긴 하지만, 그 시점이면 노 후보가 당내 경선에서 1위에 올라 일거수일투족이 문제가 되는 상황인데 자기관리에 안이했던 것 같다”고 꼬집었다.
노 후보는 민원청탁 사실이 알려진 뒤의 수습행보도 매끄럽지 못했다. 그는 6일엔 “(정치인은) 난처한 민원은 이런 식으로 넘긴다. 봐주라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고, 7일엔 “(지청장이) 법조계 후배여서 한번 만나봐 주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고 말했다.
노 후보는 이날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강원도지사 후보 선출대회에서도 “연말쯤 가면 주가가 1000을 기록할 것이다. 정부가 불순한 마음 먹으면 1200∼1300까지 만들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저절로 잘 되도록 할 것이다”고 말해 당 관계자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들었다.
이 자리에서 노 후보는 “집권하면 강원도처럼 인구가 적은 지역도 서울처럼 인구가 많은 지역과 동등한 발언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기구를 만들 것이다”는 말도 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서 미국식 양원(兩院)제 의회를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자 노 후보 측 관계자들이 “양원제 개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원주〓최영해기자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