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인천대회에서 시작된 26일간의 ‘열전(熱戰) 아닌 열전’이 막을 내렸지만 이회창 후보가 7일 충북대회에서 당 대선후보로 이미 확정된 탓인지 후보간 치열한 공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후보는 대회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단합된 모습으로 정권교체를 향해 매진하겠다. 더러운 정쟁과 저질스러운 싸움판의 정치가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모두가 동참하는 정치로 바꾸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후보는 또 “경선이 재미없다는 말도 있었지만 아름답게 끝난 걸 자축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후보로서 조만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만날계획은….
“당장 만날 계획은 없다. 대통령이 여당에서 탈당했지만 국민이 바라는 건 남은 임기중에 잘못된 국정을 바로잡고 부정부패를 청산해달라는 것이다.”
-노무현 후보와의 본질적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나.
“그는 여당의 후보고 나는 야당의 후보다.(웃음)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자주 만나고 자주 부딪칠 것이다.”
-이부영 후보가 국가보안법의 개정을 요구했다.
“우리 당은 이미 건전한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같이 있다. 당내에서 여러 의견이 있지만 현 시점에선 아직 변경할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다.”
-대선 승리를 위해 가장 보완해야 할 점은….
“좀더 확실하고 강한 모습을 보여달라는 의견도 있고, 더 큰 변화와 개혁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말도 있는데 겸허하게 귀 기울이겠다.”
-함께 경쟁한 후보들을 중용할 계획은 없나.
“지방선거와 대선을 위해 또 앞으로 정권교체를 이룬 뒤 나라를 운영해가는 데 있어서도 세 분의 협력과 공헌은 절대 필요하다. 함께 손잡고 나가겠다.”
-노무현 후보가 거듭 정계개편을 얘기하고 있는데….
“민주화세력연합이라는 이름을 가장한 시대착오적인 세력이 정략적 정치적 목적으로 연대해 야당을 파괴하고 이겨보겠다는 것인데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나눠먹기에 불과하다.”
이종훈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