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지금까지 청와대와 똑같이 ‘검찰수사를 지켜보자’는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민심이반이 가속화되면서 자세를 바꾼 것 같다.
실제로 민주당은 그동안 한나라당의 대통령아들문제에 대한 지적에 무책임한 정치공세라며 감싸고돌거나 오히려 다른 의혹을 제기하며 맞불을 놓았다. 예를 들어 홍걸(弘傑)씨의 호화생활의혹 제기에 대해 폭로한 사람의 파렴치함이 더 문제라고 했고, 홍업(弘業)씨와 김성환(金盛煥)씨 간의 수상한 돈거래문제가 나오자 이미 거론된 이회창(李會昌) 전 총재 빌라문제를 또다시 꺼내기도 했다.
민주당이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제대로 대처하면서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했다면 상황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내 한 소장의원의 “대통령일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방어가 현 정권을 더 망치게 하지는 않았는지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한 발언이 정곡을 찌르고 있다.
더욱이 민주당은 집권당으로서 대통령아들에 관한 이런저런 얘기를 파악할 수 있는 정보채널을 갖추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느라 분명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것이 결국 비리를 키우고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한 결과가 된 것이다.
그러나 당사자이기도 한 대통령 장남 김홍일(金弘一) 의원은 동생들 문제와 관련해 ‘작은 사안이 부풀려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의 절박한 분위기와 동떨어진 것이다. 국민이 공분하고 당내에서까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일을 어떻게 ‘작은 사안’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런 시각이 존재하는 한 민주당이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떠나간 민심을 붙잡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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