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김 의원 측이 2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후원회 축사를 부탁해오자 반색을 하며 달려갔다. 그동안 이 후보의 독주를 비판하면서 일체의 당무 참여를 거부했던 김 의원과 화해할 호기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실제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지난해 4월 초 조찬을 가진 이후 1년여 만이었다.
이 후보는 이날 축사에서 “김 의원은 한나라당의 전신인 신한국당 때부터 당을 굳건히 지켜온 기둥이었다”며 “김 의원의 정치적 입지와 경륜에 힘입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후원회원들이 도와달라”고 구애를 겸한 호소를 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떠나자마자 단상에 오른 김 의원은 “집단지도체제가 도입됐다고 해서 내가 줄기차게 요구했던 당내 민주주의가 정착됐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며 “국민통합과 정치개혁이라는 대의를 위해 정치적 울타리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나가겠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김 의원의 발언에 대해 당 안팎에선 “정계개편에 대비해 여지를 열어둔 발언이 아니냐”는 해석이 많았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