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단 선출시한(25일)을 이틀 남겨둔 23일 현재까지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이해관계가 팽팽히 맞서 국회 지도부 공백사태가 6·13 지방선거 이후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22일 원 구성 협상을 시도했으나 의원 빼가기 및 정계개편 등을 둘러싸고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이다.
정 총무가 함석재(咸錫宰) 의원의 자민련 탈당을 두고 “원 구성에 앞서 다른 당 의원을 빼가는 것은 국회를 힘으로 지배하려는 한나라당의 책략이다”고 포문을 열자, 이 총무는 “함 의원 탈당은 개인 문제로 한나라당이 인위적으로 간여한 바 없다”고 반박했다.
양당은 또 국회의장과 운영위원장을 서로 자기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국회 운영은 다수당 중심”이라는 논리를, 민주당은 “그래도 여당”이라는 논리를 각각 내세웠다.
이 총무는 결국 23일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에게 ‘25일 국회 등원’ 방침을 알리며 민주당측을 압박했다. 이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의결정족수인 135명이 본회의에 출석한다면 법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 전원(133명)에 2명만 더 출석하면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 선거를 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현재 자민련과 무소속 의원들이 한나라당에 동조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25일 본회의 개회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
국회의 한 고위관계자는 “한나라당은 의장단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고, 민주당은 당내 갈등 수습 문제가 있어 양당이 원 구성 문제를 지방선거 이후로 넘기는 데 합의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