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31일 “자료수집에는 안 시장의 개인생활 문제가 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폭로전이 임박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날 개막된 월드컵에 쏠린 유권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특단의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민주당 부산시지부에 설치된 ‘안상영 후보 비리고발센터’에 접수되고 있는 제보 건중 안 후보가 언론사 사장 재직시절의 직위를 이용한 비리의혹과 개인생활 문제 등에 대해 확인절차를 거쳐 안 후보의 부도덕성을 집중 제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안 후보측의 역공에 대비, 법률 검토까지 하고 있다”고 밝혀 폭로 내용이 ‘메가톤 급’임을 암시했다
한 후보측 고위관계자는 “3일 오전 부산에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와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주목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후보 관련 폭로문제를 안건으로 다룬 뒤 대응방향과 수위도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다.
한 후보측의 이같은 움직임은 부산시장 선거가 월드컵 열기에 묻힐 경우 낮은 지지율을 만회할 기회를 잃어 선거에 참패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한 후보측의 부담이 만만찮아 보인다. 한 후보측은 일단 후보자 자질 및 도덕성 검증이란 명분을 내걸었다. 네거티브 선거운동방식에 대한 유권자들의 부정적 반응을 의식한 것이다. 이같은 폭로가 물증제시없이 의혹수준에 그칠 경우 정치불신 가중으로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등 여론의 지탄을 받을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한 후보측의 움직임에 안 후보측은 촉각이 곤두서 있다. 한 후보측이 절대열세의 판세를 만회하기 위해 폭로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해 구체적인 내용수집에 나선 것이다. 안 후보측은 한 후보측이 준비하고 있는 폭로건 대부분이 구체성이 없고, 근거없는 것이라며 일단 안심하고 있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한 후보측이 폭로를 강행한다면 법적 대응은 물론 DJ정부의 부산죽이기 일환으로 몰아간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안 후보측은 안 후보가 언론사 사장 재직 당시 회사가 어려웠던 만큼 직원들과 마찰을 빚었던 사실이 있어 폭로내용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 김석준(金錫俊) 후보측은 양 후보측의 대립에 “선거판을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몰아쳤다. 김 후보측은 “안 후보와 한 후보간의 인식공격성 상호비방전에 초연하면서 정책선거를 고집, 기성정당과 차별화된 대안 정치세력임을 부각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제신문/정순백 오상준 박병률기자brpark@kookje.co.kr
[2002-06-01 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