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댐 방류 통보 다음에 할 일

  • 입력 2002년 6월 1일 22시 42분


북측이 장마철을 앞두고 금강산댐 수위 조절을 위해 3일부터 물을 방류하겠다고 알려온 것은 최근 경색돼 있는 남북기류로 볼 때 긍정적인 일이다. 이로써 금강산댐 붕괴위험설로 야기된 국민적 불안감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장마철을 앞두고 금강산댐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게 될 북한강 상류지역 주민들은 일단 안도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다행스럽다.

북측의 이번 조치는 문제 해결의 첫걸음일 뿐이다. 더구나 북측은 이번 통보에서 금강산댐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우리가 제의했던 금강산댐 공동조사단의 구성에 대해서는 전혀 말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거듭 말하거니와 금강산댐 안전문제의 완전한 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해서는 공동조사단 구성이 필수적이다.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도 얼마 전 방북한 박근혜(朴槿惠) 의원에게 금강산댐 공동조사를 약속한만큼 북측은 하루 빨리 그 약속을 실천에 옮기기 바란다. 이를 위해 북측은 지난달 일방적으로 무산시켰던 남북경협추진위 제2차 회의가 열리도록 신속히 조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북측이 금강산댐 방류계획 통보와 함께 최근 6·15 공동선언 2항과 관련한 입장을 표명한 것은 남북대화 재개를 바라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만하다. 북측은 “연방제에 합의한 것”이라던 과거 주장과는 달리 “서로의 통일방안에 공통점을 인식한 데 기초해 그것을 적극 살려 통일을 지향해 나가기로 했다는 의미”라며 우리 정부의 해석과 매우 흡사한 설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북측이 단기적 전술적 차원에서 남측의 통일방안 논란을 활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그 의도를 경계하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관건은 북측의 ‘진심’이다. 북측이 남북대화를 진정 바라고 있다면 그 ‘진심’을 읽을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그 첫 번째가 금강산댐 공동조사단 구성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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