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비방전 갈수록 혼탁

  • 입력 2002년 6월 2일 23시 15분


국민의 월드컵 열기를 틈탄 각 당의 원색적인 비방과 금품살포 시비 등으로 열흘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가 극도의 혼탁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각 당의 중앙당이 앞장서 상대 당과 후보자들에 대한 폭로 및 비난전을 주도하고 있는 데다 지역에서도 금품살포와 흑색선전을 둘러싸고 후보자들 간에 상식을 벗어난 극한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지난달 31일 현재 모두 5828건의 선거법 위반 행위를 적발해 348건을 고발하고 196건을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이 중 후보등록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적발건수가 총 410건에 이르는 등 선거법 위반행위가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가운데 한나라당 민주당 자민련은 2일에도 상호 비방전을 계속했다.

▽한나라당〓이상득(李相得) 사무총장은 2일 기자회견을 갖고 “정쟁 중단 합의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막말, 흑색선전, 돈 살포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자유당 시절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며 “월드컵 대회에 손님을 초청해 놓고 이런 야비한 선거운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박태영(朴泰榮) 전남지사후보 측이 경선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한 지방신문 기사를 복사해 선거인단에게 발송해 검찰이 박 후보 측 관계자를 긴급체포했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민주당 후보 측 부정선거 행위 사례 자료’를 배포하기도 했다.

▽민주당〓김원길(金元吉) 사무총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이회창(李會昌) 후보는 체중감량 등의 방법으로 두 아들을 병역기피시켰으며 97년 7월 병무청 고위 간부와 당시 한나라당 K, J의원 등이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어 두 아들의 병적기록부 위조 변조 또는 파기 등을 숙의한 의혹이 있다는 언론보도를 접했다”며 “한나라당은 병역기피당이다”고 공격했다.

이용범(李鎔範) 부대변인은 “두 아들이 군대를 기피한 죄과로 지난 대선에서 국민적 심판을 받은 이회창 후보를 또다시 대통령후보로 선출하고 대법원 판결로 병역기피자로 드러난 안상수(安相洙)씨를 인천시장 후보로 선출한 게 어느 당이냐”고 비난했다.

▽자민련〓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충남지역 정당연설회에서 “이번 선거는 도지사와 시장 군수 등을 뽑는 선거인데도 대통령병에 걸린 사람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막말과 폭언으로 나라를 어지럽히고 있다”고 비난했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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