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토론회에는 서울시장 후보들 중 이 후보와 김 후보만 초청됐으며 사회자의 질문에 응답하면서 후보자간 상호질문도 병행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김 후보는 이 후보의 건강보험료 납부와 관련된 소득축소 신고 의혹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진 반면 이 후보는 청계천 복원 문제에 대한 김 후보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공세를 폈다.
이 후보는 “1970년대의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이 21세기 서울시장에 맞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기업 활동을 통해 종합적인 관리능력과 위기극복 능력을 배웠다”며 “기업경영 마인드를 행정에 접목시켜 시민을 편하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38)가 시정을 이끌어 가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변화의 시대에는 젊고 능력 있는 사람이 밀어붙이기식 리더십을 가진 후보보다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응수했다.
김 후보는 “175억원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이 후보가 2000년 1만5980원, 2001년 2만2610원 등의 건강보험료를 납부했다”며 소득축소신고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이에 이 후보는 “법에 정해진 대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했다”며 “지난해 1억7000만원의 세금을 낸 사람이 단돈 몇 만원을 아끼겠느냐”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지난해 민주당 정풍 과정에서 소장파 편에 서지 않고 동교동계 입장을 옹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게 비쳐 당혹스럽다”며 “쇄신하되 내부에서 논의하자는 절차상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청계천 복원 문제와 관련해 이 후보는 “복개된 청계천 안에는 방독면을 쓰고 들어가야 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며 청계고가도로의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이 후보가 ‘가스폭발’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위험 분위기를 조성해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가 ‘시 예산 1조원 절감’을 주장한 이 후보의 공약에 대해 구체적인 근거 제시를 요구하자 이 후보는 “서울시가 한강시민공원에 설치할 예정인 ‘부양식 공중화장실’ 등 각종 낭비사업 조정을 통해 예산을 절감하겠다”고 맞받았다.
이 밖에 강남북 균형개발에 대해 김 후보는 “한시적인 ‘강북 우대 정책’을 통해 지역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말했고, 이 후보는 “구로 금천구 등 서울 서남권과 강북지역에 상권을 본격 개발하고, 교육환경을 개선해 지역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