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상영(安相英) 시장후보측의 분위기는 격앙됐다. 안 후보의 사생활과 관련한 민주당 한이헌(韓利憲) 시장후보측의 3일 폭로내용이 너무 어처구니없다는 이유에서다. 제보형식을 취한 고발내용이 극히 불명확할 뿐아니라 사실관계도 불분명하다는 것. 없는 사실을 민주당이 조작했다는 게 안 후보측의 주장이다.
유흥수(柳興洙) 부산시선대위원장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근거없는 흑색선전이나 의혹부풀리기를 위한 저급한 정치쇼를 연출하고 있다”고 한 후보측을 비난했다.
하지만 안 후보진영의 대응은 매우 신중했다. 이날 오전만 해도 안 후보측은 고소 고발 등 한 후보측의 공세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었다.
그러나 한 후보측의 기자간담회 내용이 전해지면서 안 후보측의 고민이 시작됐다. 민주당 주장이 너무 황당하다는 이유에서다. 이 정도의 내용에 대해 곧바로 대응하자니 민주당이 던진 미끼에 걸려드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즉각적인 대응은 성명전으로 이어지고 쟁점화돼 선거판이 과열될 소지가 있다는 게 안 후보측의 우려다.
그렇다고 무대응으로 일관하자니 민주당의 주장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연출될 수도 있어 안 후보측의 이날 대응은 선관위와 사정당국에 수사를 촉구하는 정도의 모양새를 취했다.
/ 정순백 국제신문 기자
sbjung@kookje.co.kr [2002-06-03 2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