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발표는 지난달 11일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던 박근혜(朴槿惠) 의원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합의한 데 이어 재단측이 수차례 실무협상을 벌여 구체적인 일정을 확정한 데 따라 이뤄졌다.
일단 통일부와 대한축구협회는 재단측의 남북한 축구경기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한 축구경기가 성사되려면 북한 축구팀의 한국 방문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재단측이 아직 공식 요청을 하지는 않았지만 신청이 들어올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단측은 이번 행사를 남북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럴 경우 통일부의 승인을 받게되면 남북협력기금을 지원받게 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재단측의 요청에 따라 북한과의 축기경기 문제를 협의해 왔으며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선수단 규모 등 세부사항이 확정되면 축구협회 차원에서 발표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방북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남북한 축구경기 합의를 발표할 때만 해도 '의례적인 합의' 정도로 여겨졌지만 재단측이 세부일정까지 합의를 이끌어냄에 따라 성사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북한 대표선수들이 한국을 방문해 경기를 할 경우 1990년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통일축구대회를 한 데 이어 12년만에 다시 남북대결이 이뤄진다.
당시 남북은 10월11일 평양 능라도경기장에서 1차전을 한 데 이어 10월23일 서울 잠실운동장에서 2차전을 가졌고 이는 이듬해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남북단일팀을 구성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이후 남북 축구교류는 답보상태에 빠졌다.
정몽준(鄭夢準) 회장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는 각종 대회를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하고 북한에 참가를 종용했으나 한 번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월 열린 아시아청소년(19세이하)선수권대회 예선에도 한국과 같은 조에 속했으나 개최지가 서울로 결정되자 아예 참가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북한과 재단측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북한축구 대표팀이 한국땅을 밟을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