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현내각 이미 중립＂ 불쾌

민주당 내부에서 여권 쇄신 방안의 하나로 거국중립내각 구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 관계자는 6일 “당적을 보유했던 장관들이 모두 탈당한 만큼 현재의 내각은 이미 중립적이다. 민주당이 그렇게 하라 말라 할 상황도 아니지 않느냐”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 잘하고 있는 장관들을 건드리지 말고 자기네 일부터 잘 챙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관계자들은 “지방선거가 민주당의 참패로 끝날 경우 민주당은 청와대로 화살을 돌리고, 애꿎은 청와대가 책임을 뒤집어쓸 텐데 마땅한 대책이 없어 걱정이다”고 후유증을 우려했다.

한편 그동안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줄기차게 요구해 온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이 자명해진 선거 참패를 모면키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으나 국민은 ‘위장 참회’에 속지 않는다. 거국중립내각은 어떻게 해서든지 DJ 색깔을 탈색해 본색을 위장해 보려는 술수이다”고 비난했다.

또 허태열(許泰烈) 기획위원장은 “우리 당의 요구에 침묵하다 선거에 임박해서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건의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략적 발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