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3]“돈-조직도 없고…얼굴 알리기도 힘드네”

  • 입력 2002년 6월 9일 22시 40분


장애인 “깨끗한 선거” 캠페인 /권주훈기자 kjh@donga.com
장애인 “깨끗한 선거” 캠페인 /권주훈기자 kjh@donga.com
6·13 지방선거에 출마한 원외정당 후보와 시민단체의 추대를 받은 무소속 후보들은 돈과 조직, 인지도의 열세로 ‘3중고’를 겪고 있다.

▽돈이 없어요〓민주노동당 박종현(朴鍾賢) 광주시장후보 측은 “당원 700여명과 후원자들의 특별지원금으로 선거에 나섰는데 기탁금 5000만원을 내고 나니 순수 선거자금은 3000만원이 채 안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을 하는 당원들의 가게를 선거연락소로 활용하고 있다.

사회당 김영규(金榮圭) 인천시장후보는 “현행 선거법이 후보자들에게 과다한 비용 지출을 부추기고 있다”며 지난달 28일 인천시선관위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김 후보는 4쪽짜리 홍보물 제작도 포기했다.

녹색평화당 신맹순(申孟淳) 인천시장후보는 선거비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유세차량조차 마련하지 않았으나 최근 한 지지자로부터 공짜로 차량 1대를 지원받아 사용하고 있다.

또 충남 홍성군 지방자치연대의 추대를 받은 무소속 이두원(李斗遠) 홍성군수후보는 “무급 자원봉사자들이 많지만 각자 자기 일을 하고 남은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TV토론 기회라도 달라〓원외정당 후보들의 공통적인 불만은 TV토론 참여 기회에서 주요정당 후보들과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녹색평화당 임삼진(林三鎭), 민주노동당 이문옥(李文玉), 사회당 원용수(元容秀) 후보는 최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유력후보에게는 KBS와 MBC에서 1회씩 토론회를 하도록 한 반면 군소후보는 선거 후반부에 낮시간 동안 1회의 별도 토론회를 갖도록 했다”며 “이는 후보자의 동등한 선거운동 기회를 제한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원외정당 후보들도 같은 이유로 TV토론회 불참을 선언했다. 사회당 안승천(安承天) 울산시장후보는 아예 TV토론회 초청을 받지 못했다가 방송국을 수 차례 항의 방문한 끝에 겨우 공동출연 기회를 얻었다.

▽자원봉사자만 믿는다〓특히 민주노동당 후보들은 민주노총 조직을 풀가동하고 있다. 강원 원주시에서 도의원 선거에 출마한 정복용(鄭福鎔) 후보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당원들이 자원봉사자로 열심히 뛰어주고 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하면서도 “큰 정당 후보들과 달리 우리들은 짧은 기간에 후보를 알려야 하는데 현행 선거법에서는 피켓조차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녹색평화당 양영석(梁煐昔) 광주시의원 비례대표후보는 일당을 줘야 하는 선관위 등록 선거사무원은 1명도 없지만 당원 220여명이 전화 홍보 등으로 ‘나홀로 선거 운동’을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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