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 과열혼탁 실태]입만 열면 욕…손 벌리면 돈

  • 입력 2002년 6월 11일 18시 34분


6·13 지방선거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흑색선전 금품살포 폭력 등 각종 불법선거운동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혼탁상은 특히 접전지역일수록 심해 선거 이후에도 후유증이 우려된다.

▽흑색선전물 살포〓11일 새벽 충북 청주지역의 아파트단지에는 한나라당 이원종(李元鐘) 충북지사 후보를 비방하는 기사가 실린 잡지 100여권이 뿌려졌다. 또 충북 충주시내에는 10일부터 유권자들의 가정과 직장에 모 정당의 시장 후보를 낙선시키자는 내용의 괴편지가 대량으로 우편 발송됐다.

전북 장수군에서는 9일 합동연설회장 화장실에 이 지역 시민단체의 명의를 도용해 특정후보의 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의 유인물 500여장이 살포됐고, 부산시내에는 모 구청장 선거 출마자에게 성추문이 있었다는 내용의 흑색선전 유인물이 나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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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 난무〓경남지사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김혁규(金爀珪) 후보와 민주당 김두관(金斗官) 후보는 11일 상대후보 측을 검찰에 고소했다.

김혁규 후보 측은 김두관 후보 측이 9일 “김혁규 후보는 본인과 부인, 딸의 이중국적 문제를 해명하라”고 비난성명을 낸 것을 문제삼았고, 김두관 후보 측은 김혁규 후보 측이 “남의 정책을 표절한 표절전문가”라고 비난한 데 대해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했다.

충북 영동군수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가 자신의 아들을 ‘지명수배자’라고 비난한 유인물을 돌린 무소속 후보와 자민련 후보 측 선거관계자를 경찰에 고발하자 상대후보 측도 무고혐의로 맞고소했다.

경남 진주시장 선거에 나선 한나라당 후보는 합동연설회장에서 자신을 비난한 무소속 후보 2명을 고발했다.

▽금품살포〓전남 화순군에서는 선거운동원들에게 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모정당 지구당 간부 4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충남 공주시장 선거에 나선 윤모 후보 측 선거운동원 4명도 10일 공주시내 한 아파트에 주부들을 모아놓고 1인당 5만∼10만원씩 170만원을 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전남 해남군에서는 10일 모 군수 후보의 선거운동원이 주민들에게 뿌릴 현금 1200만원을 갖고 있다가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이처럼 금품살포 사례가 잇따르자 각 당은 상대당 후보의 막판 금품공세를 차단하기 위해 13일까지 비상감시체제를 총동원하기로 했다.

▽상호 비방 폭로전〓대전시장 선거에 나선 자민련 홍선기(洪善基) 후보 측은 한나라당 염홍철(廉弘喆) 후보가 98년 을지의대 인가와 관련해 수뢰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을 두고 매일 비난성명을 내고 있다.

염 후보 측도 “현 시장인 홍 후보의 친척인 H씨가 2000년 대전시 고위공직자에게 협박편지를 보내 시정에 개입하는 등 인사비리를 저질렀다”며 홍 후보를 끈질기게 공격하고 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무소속 이재용(李在庸) 후보가 한나라당 조해녕(曺海寧)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 조 후보 측은 “이 후보의 부인은 부동산 투기의혹이 있다”고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9일 광주 서구청장 선거 합동연설회에서는 모정당 후보가 “한 무소속 후보가 성폭행한 사실이 있다”고 비난했다가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나중에는 “아직은 증거를 내놓을 시기가 아니다. ‘성폭행’이 아니라 ‘성추행’이다”고 발뺌하는 상황도 빚어졌다.

▽선관위 직원 수난〓선관위 직원들이 단속 도중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남 나주시 선관위의 단속반원들은 7일 시의원 후보자가 여성유권자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식당에 단속을 나갔다가 30여명의 청년들로부터 위협과 폭행을 당해 1명은 코뼈가, 1명은 발가락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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