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밭기류/호남권]“민주 말고 대안 있나” 선택 고심

  • 입력 2002년 6월 11일 18시 34분


《6·13 지방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은 온통 월드컵 축구대회에 쏠려있는 듯하다. 하지만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후보와 민주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고 충청권에서는 표밭을 사수하려는 자민련과 한나라당의 기세 싸움이 치열하다. 호남과 영남권은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각각 강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무소속이 어느 정도 선전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국의 표밭 기류를 권역별로 점검해본다.<특별취재팀>》

▼호남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온 이 지역의 민심은 복잡하다. 적지 않은 유권자들이 김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로 허탈감에 빠져 있지만 그렇다고 민주당 이외의 대안을 찾을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중앙선관위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 유권자 중 ‘후보를 결정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29.6%에 불과하고,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응답자가 70.4%에 이르렀다. 서울보다도 부동층이 많다. 이들은 후보 선택에 있어서 당보다는 인물 중심으로 흐르는 분위기가 강하다.

김제시 신풍동의 이모씨(37·주부)는 “10여년째 같은 후보들끼리 대결이 계속돼 도무지 투표를 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고, 전주시 태평동의 김모씨(45·상업)는 “민주당을 찍지 않으려 해도 달리 찍을 사람이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광주 전남지역도 비슷하다. 민주당 후보들이 전반적으로 우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만만찮은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전남의 한 40대 유권자는 “무소속 후보들을 완전한 ‘반(反) 민주당’ 세력으로 보는 사람도 적다”고 말했고, 광주의 한 30대 유권자는 “인물을 보고 뽑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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