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국민 신임잃어 충격"

  • 입력 2002년 6월 14일 18시 39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14일 오전 출근하자마자 당사 기자실을 찾았다. 노 후보는 대국민성명을 읽은 뒤 “오늘은 질문을 안 받으려 했으나 섭섭한 것 같아 2, 3개만 받겠다”고 말했다가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자리를 옮겨 후보실에서 별도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도중 그는 내내 무거운 표정이었다.

-성명에서 당의 부족함 때문에 후보들이 낙선했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탈당했지만, 당과 현 정부는 정치적 책임이 일체로 결합돼 있는 것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로 당이 국민의 신임을 잃었다.”

-충격이 컸나.

“컸다.”

-후보가 잘못한 부분은 없나.

“후보로서 제대로 하지 못했던 일이 뭐가 있는지 비서실장에게 분석과 평가를 하도록 시켜놨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뭐라고 했나.

“안 그래도 당이 어려운데 재신임 공약을 내놓아 또 하나의 일거리를 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대선은 자신 있나.

“이번 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바로 대통령선거 결과라고 보지는 않는다.”

-대통령 아들들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갈 건가.

“조금 지켜보자.”

-당에 대한 아쉬움이나 섭섭함은 없나.

“없다. 잭 웰치 같은 사람도 조직에 침투하는 데 4, 5년이 걸렸다. 과거와 같이 (후보가) 권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계보가 있는 것도 아니다. 대선기간에 서서히 당과 결합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정책 중심의 정계개편은 유효한가.

“유리해지면 하겠다. 주장은 옳았지만 조급했다. 경선 때 ‘노풍(盧風)’이라는 상황이 나를 교만하게 만든 것도 있다. 지금은 추진할 여건이 아니다. 한나라당이 아주 매력을 느끼고 있겠지만….”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노무현 후보의 재신임 관련 발언록
2001년 11월10일 전북 무주 단합대회 연설(최초발언) 후보가 되어 부산 울산 경남의 선거를 지휘하고 단 하나라도 성공시키지 못한다면 후보를 반납하고 심판받겠다.
2002년 4월19일 부산 중·동구 지구당 방문 간담회 부산에 가면 나를 지지하는 표가 있다고 아무리 얘기해도 당에서 믿지 않으니 부산 울산 경남에서 한 곳도 당선 안되면 후보직을 반납하겠다고 내밀었다.
5월17일 관훈클럽초청토론회어떤 경우에도 회피하지 않겠다. 재신임 방법은 당에 맡기겠다. 당이 우습지 않게 적절한 방법을 선택할 것이다.
6월14일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대국민성명영남권은 역부족이었다. 약속한 바와 같이 대통령후보직에 대해서는 재신임을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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