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전문가 분석…20, 30代도 민주당 이반

  • 입력 2002년 6월 14일 18시 46분


‘한나라당 압승, 민주당 참패’로 끝난 6·1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예견됐던 일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선거법 때문에 공표할 수는 없었지만 선거운동 기간 중 며칠 간격으로 꾸준히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 젊은층의 투표율 감소, 충청 출신들의 표 쏠림 현상 등이 확연히 느껴졌다는 것이다.

미디어리서치 김정훈(金廷勳) 이사는 14일 “출구조사 결과 20, 30대가 대거 기권한 것이 확연하게 드러났다”며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도가 높은 젊은층의 불참이 민주당에 매우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국갤럽 김덕구(金德九) 상무는 “30대 투표율은 95년 60%대에서 98년 50%대로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이보다 훨씬 더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정훈 이사는 또 “거의 모든 계층에서 현 정권과 민주당을 연결시켜 평가하고 대통령의 아들 문제 등에 대해 심판을 내리는 마음으로 투표했을 것이다”고 진단했다.

부동표의 향방도 엇갈렸다.

코리아리서치센터 김덕영(金德榮) 전무는 “부동층 중에서도 친 민주당 사람들의 상당수는 끝까지 머뭇거리다 투표를 포기한 반면 친 한나라당 사람들은 막판에 투표장을 찾는 쪽으로 나눠졌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부동층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충청권 출신의 표심도 선거결과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수도권 인구 중 충청 출신의 비율은 20% 정도로 추산된다.

김덕구 상무는 “수도권 거주 충청 출신 유권자들은 특정 정당을 일관되게 지지하기보다는 선거 때마다 독특한 표심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정권 심판론’에 공감해 과거 어느 때보다 한나라당을 많이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거운동 시작 직전인 5월 말 동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 거주 충청 출신자의 30.7%가 한나라당을 지지한 데 비해 민주당 지지자는 17.5%, 자민련 지지자는 0.8%에 불과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