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처조카 2명 '신앙촌 연루' 조사

  • 입력 2002년 6월 18일 18시 50분


경기 부천시 신앙촌 재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3부는 재개발 공사를 맡은 기양건설산업의 브로커 역할을 한 김모씨(57)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처조카인 이형택(李亨澤) 전 예금보험공사 전무를 접촉해 로비를 시도한 정황을 포착, 수사 중이다.

검찰은 김씨가 2000년 말 김 대통령의 또 다른 처조카인 변호사 이모씨를 통해 이형택씨를 소개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김씨의 부탁을 받은 이형택씨가 영향력을 행사해 기양건설이 S종금에서 부실채권 91억원을 20억원에 매입할 수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변호사 이씨는 “꽤 오래 전에 한 법조인의 소개로 사무실을 찾아온 김씨가 ‘이형택씨를 만나고 싶은데 이씨에게 전화를 해줄 수 있느냐’고 요청해 응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김씨가 기양건설과 관련이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고 소개해 준 법조인의 얼굴을 봐서 전화만 한 통화 해줬다”며 “소개한 법조인의 신원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올 1월 기양건설 측에서 7억1000만원을 받고 기양건설이 부실채권 151억원을 39억원에 매입할 수 있도록 금품 로비를 벌인 혐의로 구속됐다가 최근 보석으로 풀려났다.

검찰은 기양건설이 이형택씨 등 예보 임원들에게 사업 관련 청탁과 함께 12억8800만원을 전달했다는 주택 재개발조합의 진정 내용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검찰은 조만간 김씨를 소환해 변호사 이씨를 접촉한 경위와 이형택씨에게 부실채권 헐값 매수를 위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전달했는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