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연석회의 연일 격론

  • 입력 2002년 6월 18일 18시 50분


18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 상임고문 연석회의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재신임으로 결론이 나기는 했으나 결정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다.

오전 8시30분부터 3시간 동안이나 계속된 회의 도중 간간이 회의장 밖으로까지 참석자들의 고성이 들리기도 했다.

▽재신임 논란〓노 후보가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은 ‘소수론’에 그쳤다.

조순형(趙舜衡) 고문은 “노 후보가 6·13 지방선거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재신임을 받겠다고 해서 지금 이렇게 됐는데, 재·보선 이후 재경선을 할 때는 사퇴하겠다는 말인가”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김기재(金杞載) 고문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니 만큼 오늘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말자”고 말했다.

이에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후보 사퇴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사퇴 주장은 정치공세이다. 오늘 결론을 내 내일 당무회의에서 인준을 받자”고 제안했다.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은 “지금 재경선 요구를 받아들이면 8·8 재·보선을 어떻게 치를 수 있겠느냐”고 주장했고 김태랑(金太郞) 최고위원은 “대국민 약속 부분만 지키면 되지 (후보 선출을) 원천무효화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호응했다.

김근태(金槿泰) 고문은 “노 후보의 의견에 동의해 일단 8·8 재·보선에 전력투구하자”고 말했고,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조기에 수습해야 사분오열(四分五裂)을 막는다”고 말했다.

▽재경선 논란 보류〓재·보선 이후에 재경선을 할 수 있다는 노 후보의 제안은 일단 유보 상태로 남겨졌다.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은 “재경선 하는 것은 그때 가서 생각하자”고 말했고, 정균환 총무도 “재·보선 이후 문제를 지금부터 얘기하면 후보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대철 최고위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외부 영입인사로 박근혜(朴槿惠) 미래연합 대표와 정몽준(鄭夢準) 의원 얘기가 나오는 데 사석에서 들어보면 이들을 영입할 경우 지도부의 9할 이상이 당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당장 나부터 하지 않을 것이며 신기남 추미애 최고위원들도 똑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지도부 책임문제〓지도부 책임론도 유야무야됐다. 한 대표가 “전장에 나간 장수로서 내가 대표해서 책임을 지겠다”며 재신임을 묻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한광옥 최고위원은 “집단 지도체제에서 한 사람만 책임을 지는 것은 맞지 않다. 책임을 물으면 다 물어야 한다”고 반대의사를 밝혔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