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盧재신임 의미]“先재보선 後재경선”

  • 입력 2002년 6월 18일 18시 50분


18일 민주당 지도부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재신임을 결의한 것은 한시적 성격이 짙다.

당 내분의 빌미가 된 재신임 여부를 일단 신속히 처리했지만 재경선 문제에 대한 결론은 8·8 재·보선 이후로 미룸으로써 재신임의 유효기간을 사실상 재·보선까지로 한정한 셈. 재·보선 결과에 따라 재경선이 치러지는 상황이 된다면 재신임의 효력은 자동 소멸된다.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전 노 후보가 약속했던 재신임 문제의 해법을 놓고 고민하던 중 노 후보가 17일 “재신임을 미루되 8·8 재·보선 이후에 재경선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자 이를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문희상(文喜相)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전에 노 후보가 ‘재신임을 묻겠다’고 약속한 것과 17일 노 후보가 ‘재·보선 후 재경선을 벌일 용의가 있다’고 제안한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며 “오늘 회의에서는 일단 재신임 문제의 매듭을 푼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재신임을 받은 노 후보는 후보직을 유지하면서 8·8 재·보선을 치르게 됐으나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

재·보선 결과가 재경선의 전제조건은 아니나 재·보선에서도 참패할 경우 노 후보 본인이 재경선을 먼저 언급한 만큼 비주류 측의 재경선 요구를 피해 나가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당 지도부는 재·보선 후 재경선 여부에 대해 “그때 결과를 보고…”라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재·보선 결과가 나쁠 경우 당내 갈등이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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