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두 "차라리 날 제명하라" 쇄신파 "김홍일 출당도 불사"

  • 입력 2002년 6월 25일 18시 14분


민주당 내의 당권파-쇄신파-동교동구파 등 각 세력은 ‘탈 DJ’의 필요성에는 암묵적으로) 공감하면서도 김홍일(金弘一) 의원의 탈당과 아태재단 해체 등 구체적 사안에 대해서는 견해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먼저 당권파의 입장은 김 의원의 탈당이나 아태재단 해체를 공식 요구하기보다는 김 의원이나 DJ가 결단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25일 쇄신파 일각의 즉각적인 ‘탈 DJ’ 요구에 대해 “공개적 방식은 당내 단합과 문제 해결에 도움이 안된다”며 ‘조용한 차별화’ 방침을 밝힌 것도 이런 맥락이다.

그러나 쇄신파 진영은 김 의원의 탈당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자진 탈당이 바람직하지만 불가피하면 출당이라도 시켜야 한다는 분위기다.

쇄신파가 주도하고 있는 당부패근절대책위원회(위원장 신기남·辛基南 최고위원)의 한 관계자는 “6·13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단단히 화가 나 있다는 것을 확인했는 데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 김 의원이 스스로 결단을 내리지 않을 것이 뻔한 만큼 외곽에서 압박을 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동교동계 구파의 김옥두(金玉斗) 의원은 “김 의원 탈당을 요구하려면 차라리 나를 제명하라. 쇄신파 의원들은 당 화합을 해치면서 한나라당 기쁘게 하는 소리만 하고 있다”며 쇄신파 의원들을 맹비난했다. 설훈(薛勳) 의원을 비롯한 일부 동교동계 의원들은 신당을 창당하면 자연스럽게 ‘탈 DJ’ 문제가 해결된다는 입장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은 당 차원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하면서 개입을 자제한 채 부패청산프로그램 등 대안 제시에 주력하고 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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