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은 ‘월드컵의 승자-축구 최고 지도자 정몽준이 여당을 살릴 수 있을까?’ 제하의 기사에서 정 위원장이 아직 자신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15%의 지지율을 얻었다며 이렇게 전했다. 타임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을 둘러싼 부패 스캔들의 확산으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인기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은 8월 초 재·보궐선거에서도 지방선거의 완패를 만회하지 못하면 노 후보를 포기하고 정 위원장에게 구애를 펼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잡지는 정 위원장이 1988년까지 세계 최대의 선박제조사인 현대중공업을 성공적으로 경영해 경제에 밝은 대통령을 원하는 보수층에게 신뢰를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부패 스캔들로 혼탁한 정치권에 식상할 대로 식상한 젊은 층에게도 신선한 이미지로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타임은 정 위원장이 한국 정치권에서는 드물게 젊고, 용모가 뛰어나며, 품위를 갖춘 것도 강점으로 꼽았다. 타임은 이화여대 조기숙(趙己淑) 교수의 말을 인용, “따라서 만일 정 위원장이 경제적으로는 한국의 경제 성장을, 정치적으로는 개혁 추진을 유권자들에게 설득할 수 있다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타임은 또 정 위원장이 월드컵 개막에 앞서 “대통령이 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고 소개하면서 “이미 정 위원장이 월드컵을 통해 그것을 이뤘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그러나 정치권 일부에서는 정 위원장이 이상적인 조건을 갖췄지만 혼탁한 정치판에 뛰어드는 순간 현재 누리는 좋은 이미지는 사라질 것이라며 ‘한국 국민이 스포츠와 정치를 구별하지 못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