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가 “모든 국민이 걱정하고 있으므로 정부가 신속히 대응해주기 바란다. 필요하다면 국회 차원의 신속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말하자 김 대통령은 “오후 3시에 국가안전보장회의가 있는 만큼 그 결과를 대통령비서실장을통해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도 이날 전북 무주에서 열릴 예정이던 노사모 창립 2주년 행사 참가 일정을 취소하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노 후보는 “정부는 북한의 군사도발에 단호히 대처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모든 조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이날 저녁 김동신(金東信) 국방장관을 출석시킨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엔 원(院) 구성이 이뤄지지 않아 전 국방위원들이 참석했다.
한나라당 강창성(姜昌成) 의원은 “확전을 각오하고 단호히 대처해야 김정일이 다시는 안 들어온다. 전쟁 한 번해요”라며 강력 대응을 주문했으나 잠시 후 스스로 발언을 취소했다.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3년 전 북한이 서해에서 패배한 뒤 보복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소홀히 대비했기 때문에 이런 피해를 본 것이다”고 말했고 강창희(姜昌熙) 의원은 “경계 실패에 대해 장관이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대철(鄭大哲) 의원은 “교전수칙 때문에 군이 피해를 보는 어려움이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김성순(金聖順) 의원은 “우리 공군은 뭘 했느냐.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어떤 일이 있어도 격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성준(趙誠俊) 의원은 “월드컵 대회를 개최하는 입장에서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했다고 해서 곧바로 총포를 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월드컵 분위기로 세계 이목이 집중됐을 때를 노린 계획적 도발과 연평해전 때와 유사한 충돌을 우려한 우발적 공격일 가능성 중 하나로 보고 분석 중이다”고 답변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