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 "서해사태 냉정 대응"

  • 입력 2002년 7월 1일 15시 35분


일본을 방문중인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일 오후 도쿄(東京) 총리공관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서해 무력도발 사태에 냉정하게 대응키로 의견을 모았다.

회담에서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냉정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며 금번 사태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북정책과 관련, 한·미·일 3국의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교전 사태 발생에 대한 우려와 함께 한국측 사상자 가족들에 대한 위로의 뜻을 표시한 뒤 "금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정부가 취해온 입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박선숙(朴仙淑)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남북간 총격전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으로 북한측에 대해 사죄와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요구했다"고 설명한 뒤 대북 포용정책 기조를 계속 유지해나간다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이에 고이즈미 총리는 "김 대통령의 입장을 전폭 지지한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는 "대화를 통해 일북 국교정상화 교섭에 진지하게 임하는 동시에 행방불명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전력을 경주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김 대통령은 일북관계의 진전과 행방불명자 문제의 조기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어 김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는 '미래를 향한 공동메시지'를 채택, "월드컵 공동개최가 한일 관계를 한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귀중한 자산이 됐다"면서 스포츠, 청소년 교류 확대를 위한 한일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두 정상은 특히 "한일간 경제분야에서의 협력관계 강화는 양국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경제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면서 "양국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두 정상은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상호투자협정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한.일 FTA 산관학(産官學) 공동연구회'가 9일과 10일 서울에서 제1차 회의를 개최하게 된데 대해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두 정상은 또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내실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한편, 양국간 각종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3차 한일 각료간담회를 연내에 개최키로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한국인에 대한 일본측의 항구적 비자면제가 가능한 한 조기에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고이즈미 총리는 "필요한 환경을 정비해 가면서 항구적 비자면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이밖에 △한일 사회보장협정 체결을 위한 본교섭의 조기 개시 △조선통신사 재현사업인 'KOREA-JAPAN 시민교류 페스티벌 2002' 협력 △대테러분야에서의 상호협력 등에 합의했다.

김 대통령은 2일 아키히토(明仁) 일본천황을 면담하고 오찬을 함께한 뒤 귀국한다.

이철희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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