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학교도 촌지 성행"

  • 입력 2002년 7월 2일 19시 07분


북한의 학교에서도 학부모가 자녀를 잘 봐달라며 교원에게 뇌물성 촌지를 주거나 교원이 학생을 체벌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국교육개발원(KEDI) 한만길(韓萬吉) 연구위원이 국내에 입국했거나 중국에 있는 탈북자 202명을 대상으로 ‘북한 교육의 현실과 변화’를 조사한 결과 나타난 것.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북한에서도 교원에게 뇌물을 준다고 응답했고, 대부분 진학에 필요한 추천서를 부탁하는 등 자식을 잘 봐달라는 것이 이유라고 답했다.

뇌물은 식량난 때문에 식품이 32.4%로 가장 많았고 의복(20.5%) 현금(14.6%) 담배(7.8%) 생필품(7.8%) 등이었으며, 평양 등 대도시에서는 컬러TV 등 전자제품도 선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도 교육 관련 규정상 교원의 학생 체벌을 금지하고 있으나 학교 현장에서는 교원들이 학생을 때린다는 대답이 83.2%나 됐다. 체벌 사유로는 학업 불성실(33.5%)과 태도 불량(22%)이 가장 많았는데 교육용 물자를 학생이 구해오지 못해 때리는 경우도 많다고 탈북자들은 증언했다.

한편 북한에서 선호하는 직업으로 군인(24%)과 당 간부(20%)를 꼽은 학생이 절반가량 됐으며 교원을 꼽은 학생은 1명도 없었다.

또 ‘북한에 있다면 자녀를 어디까지 교육시키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5.8%가 대학 이상이라고 응답해 북한 주민도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탈북자들은 북한 주민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나라로 북한(16.3%) 중국(13.8%) 미국(10%) 남한(22%) 일본(4%) 등을 꼽으면서도 53.9%는 아직도 남한을 가난에 시달리는 미국 식민지로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인철기자 in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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