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어제 우리 초계함 2척이 현장으로 향하자 북측 유도탄정에 장착된 스틱스 미사일의 레이더가 가동됐다고 밝혔다. 북측 실크웜 지대함미사일의 레이더가 가동됐다는 미확인 정보도 공개됐다. 이 때문에 피격을 우려한 우리 초계함이 전속력으로 추적하지 않아 교전이 끝날 때까지 북 경비정 격침이 가능한 76㎜포 유효사거리 내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이에 대해 “초계함이 채프(미사일 교란용 금속편)까지 뿌리면서 기동했다”며 소극 대응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북측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도주할 때까지 초계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대응이 늦어진 원인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군 일각에선 우리 초계함이 강경 대응했다면 확전 가능성이 높았다고 강조하나 이는 또 다른 얘기다. 전투 현장으로 달려가는 군인이, 더욱이 아군이 포격을 당했는데도 그 같은 ‘정치적 고려’를 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또 북측이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보였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확전으로 이어지리라고 보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북한 경비정 5척이 대파되거나 침몰된 99년 연평해전 때도 북한의 레이더가 가동됐지만 미사일은 발사되지 않았다. 북측이 레이더만 가동해도 우리 군이 작전을 못 한다면 그런 허약한 방위체계가 어디 있는가.
군의 일차적 존재 이유가 적을 위압해 전쟁을 억제하는 것인데 이번에 우리 군은 그런 기능을 보여주는 데 미흡했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일이 발생할 경우에도 군이 이번과 같은 모습을 보일까 두렵다.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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