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초계함 접근하자 北 미사일준비”

  • 입력 2002년 7월 4일 18시 47분


6·29서해교전 당시 우리 해군 초계함들의 북한 경비정 추격을 저지한 것은 북한의 스틱스(STYX·사진) 함대함 미사일이었다. 당시 북한군은 스틱스 미사일의 레이더를 작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틱스 미사일의 위협〓지난달 29일 오전 10시43분 진해함과 제천함 등 1200t급 해군 초계함 2척은 교전 현장에 접근, 북쪽으로 12∼13㎞ 떨어져 도주 중인 북한 경비정에 대해 76㎜ 함포로 집중 포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 황해도에 있는 북한 사곶 해군기지에 정박한 유도탄정의 스틱스 함대함 미사일의 레이더가 작동되고 있음을 아군 초계함들이 레이더 감지 장치로 포착했다. 스틱스 미사일의 사거리는 46㎞. 따라서 당시 북방한계선(NLL) 13㎞ 이남에 있던 우리 초계함들은 이미 미사일 사정권 내에 들어가 있었다.

만약 적이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고속정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지는 초계함들은 ‘치명타’를 입을 상황이었다는 게 국방부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초계함들은 스틱스 미사일의 레이더파를 교란하기 위해 긴급히 ‘채프’(은박 금속편으로 된 레이더파 교란물질)를 함정 주위에 뿌렸다는 것.

50년대 후반 구 소련이 개발한 스틱스 미사일은 현재 북한의 서해안 8전대 소속 40여척의 오스코마급 유도탄정에 각각 2∼4기씩 탑재돼 있으며 유사시 우리 해군의 대형함정에 치명적인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또 개량형인 ‘스틱스 C형’은 사거리가 80㎞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 관계자는 “99년 6월 연평해전 때도 북한 유도탄정의 스틱스 미사일 레이더가 작동돼 우리 함정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북한의 여타 서해안 전력〓국방부에 따르면 장산곶과 해주 연안 등 북한의 서해안 주요 기지에는 사거리가 20∼27㎞인 100∼130㎜ 해안포와 사거리가 83∼95㎞에 이르는 샘릿, 실크웜 지대함 미사일 등이 집중 배치돼 있다. 이들 무기 모두가 서해교전에 투입된 우리 측 함정들을 사정권 내에 두고 있었다.

또 북한의 서해 함대사령부 6개 전대에는 70여척의 경비정 유도탄정 어뢰정 등이 소속돼 있고, 연평도 인근의 황주와 곡산 등 북한의 3개 공군기지에 배치된 미그19와 21 등 150여대의 전투기도 8∼9분 내 교전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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