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주류 '대안 후보' 물밑탐색

  • 입력 2002년 7월 7일 18시 35분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체제의 명운이 걸린 8·8 재·보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제3 후보론’의 향방이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노 후보가 재·보선에서 승리할 경우 당내 분란은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치겠지만 참패할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 제안한 ‘후보 재경선’의 상황이 현실로 닥쳐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후보 재경선이 벌어질 경우 잠재적인 1순위 후보자는 ‘월드컵 특수’로 지지도가 부상하고 있는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꼽히고 있다. 민주당 내 비주류 인사들 중 일부는 최근 사석에서 정 의원을 서슴없이 대안후보로 지목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보 재경선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현재로선 정 의원이 ‘DJ 색채’를 꺼려 민주당의 경선판에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오히려 노후보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민주당 내 일부 비주류 인사들이 탈당해 자민련과 민국당 미래연합 등과 연합해 ‘반(反) 이회창, 비(非) 노무현’을 지향하는 ‘제3 후보’를 낼 경우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점에서 민주당 내 새 대안으로 이한동(李漢東) 국무총리의 행보를 주시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특히민주당 일각과 청와대 및 공직사회 내부에서는 이번 개각을 이 총리의 향후 정치행보와 연결시켜 “이 총리가 총리직을 떠날 경우에는 본격적인 대권 도전행보에 나설 것이다”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총리의 강점은 DJ, YS, JP 등 3김(金)과 두루 가까워 ‘3김 연합’의 구심점이 될 수 있다는 점과 보수적이면서도 개혁세력을 끌어안을 수 있는 화합형 인사라는 점이 꼽히고 있어 청와대와 민주당 내에도 지지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부의 한 고위인사는 최근 사석에서 “8·8 재·보선 이후 이 총리를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고건(高建) 전 서울시장도 일부 시민단체 원로들로부터 대선출마 권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내 기반이 약한 데다 본인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민주당인사들은 비주류측 조차도 아직 ‘노 후보 대안론’을 공개적으로 입에 올리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재·보선 이후 후보 재경선이 가시권에 들어올 경우에는 당이 ‘후보 교체론’을 둘러싸고 ‘친노(親盧)’ 세력과 ‘대안후보’ 지지세력으로 갈라질 가능성이 작지 않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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