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노무현후보 反개헌 공감?

  • 입력 2002년 7월 8일 18시 52분


‘개헌론에 관해서는 오월동주(吳越同舟)?’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8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정치권 일각의 개헌론에 대해 “이원집정부식 분권형 대통령제는 우리 헌법에 상당히 깊이 마련돼 있다”고 반대 논리를 펴던 중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얘기를 끄집어냈다.

노 후보는 “지금까지 헌법을 헌법대로 하지 않고 정치 관행에 의해 헌법을 왜곡 운영해왔다”고 지적한 뒤 “이 후보가 총리 시절이던 93년 김영삼(金泳三) 당시 대통령에게 ‘왜 법대로 하지 않느냐’고 항의해 국민적 반향을 일으켰던 일도 있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후보가 총리 시절 YS에게 ‘총리의 헌법적 권한’을 주장했던 일을 인용한 것이다.

당내 국민참여경선 이전부터 책임총리제를 주장해 온 노 후보는 현행 헌법의 장관 제청권 등 총리 권한을 헌법대로 지키면 굳이 개헌 문제로 정치적 혼란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없다는 주장을 이 후보의 사례를 들어 설명한 것.

이 후보측도 “총리의 권한을 헌법에 규정된 대로 보장하면 권력 분점은 가능하다”며 노 후보 주장에 동조했다. 이에 정치권 안팎에선 “두 후보 사이에 ‘반(反)개헌’ 연대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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