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진의원 폭언파문 확산 ＂원로가 사욕 부려서야＂

민주당 수석부총무인 송영진(宋榮珍) 의원이 당 원로인 조순형(趙舜衡·5선) 의원에게 폭언을 퍼부은 사건의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우선 당사자들의 감정의 앙금은 9일에도 가라앉지 않았다.

송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단 “(국회의장 선출과 관련해) 조 의원에게 ‘당이 어려울 때 단합해주는 원로가 필요하다’며 의총 참석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한마디했는데 감정이 격했다. 이 자리를 빌려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당이 사분오열 지경에 빠져 있는데 원로라는 분이 자기 주장만 하고 사욕을 부려서야 되겠느냐”며 여전히 조 의원에게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자신이 당론에 따라 자민련으로 당적까지 옮겼던 사실을 예로 들면서 ‘희생정신’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조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으나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도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수석부총무라는 자리는 품성이 좋아야 하고 참을성이 필요한 자리다”며 송 의원의 자질론을 거론하면서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에게 문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의원의 사무실에는 “뭐 하러 당에 남아 있느냐. 차라리 탈당하는 게 낫다”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 측근은 전했다.

또 조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서울 강북을 지구당 당직자 당원 및 보좌진은 성명을 내고 “송 의원의 언론을 통한 공개사과와 송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문책이 없을 경우 국회 윤리위원회 및 당 윤리위 제소와 법적 조치 등 모든 대책을 강구할 것이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사건이 소속의원간의 송사로 번지지 않도록 만류에 나설 예정이나 접점이 찾아질지는 미지수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