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재보선]盧 “거물만 찾다간 고물 찾아” 불만 표출

  • 입력 2002년 7월 10일 19시 51분


《8·8 재·보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아직 후보자 공천작업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양당 스스로 상향식 공천 원칙을 거둬들이면서 원칙 시비가 빚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후보자간 비방전을 비롯한 각종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8·8 재·보선을 자기 책임 하에 치르겠다고 공언해 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당 재·보선특대위의 공천 작업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8일 KBS 라디오에 출연, “무조건 득표력만 따지는 것보다는 민주당의 지향을 분명하게 드러냈으면 좋겠다”며 우회적으로 공천 작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데 이어 9일에는 아예 노골적으로 “거물(巨物)만 찾다 보면 고물(古物)만 찾게 된다”고 말했다.

노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당 특대위가 개혁성과 당선 가능성 중 당선 가능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으로 기울면서, 자신의 본래 뜻과 다르게 공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한 이의 제기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노 후보 측은 당이 경기 광명에 남궁진(南宮鎭) 전 문화관광부장관을 공천한 것, 특대위가 서울 금천에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 추대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 등에 대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3선 의원은 “개혁적이고 참신하면서 조직 가동능력도 있는 후보가 어디 있느냐. 개혁적인 후보를 내세우려면 당에서 조직과 자금을 뒷받침해줘야 하는 데 당이 그럴 능력이 있느냐”며 노 후보의 발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13명이 공개적으로 공천 신청서를 냈고, 비공개 신청자도 2, 3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광주북갑의 경우 상향식 공천이 무산된 데 반발해 비공개 신청자 2명을 포함해 3명이 공천 신청을 철회하는 등 공천 작업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최근 민주당에 입당, 서울 영등포을 공천을 신청한 장기표(張琪杓) 전 푸른정치연합 대표는 보도자료를 내고 “입당 전에 노 후보를 비판했다고 해서 나의 공천을 반대한다면 노 후보와 당에 아무런 도움이 안될 것이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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