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재·보선을 자기 책임 하에 치르겠다고 공언해 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가 당 재·보선특대위의 공천 작업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8일 KBS 라디오에 출연, “무조건 득표력만 따지는 것보다는 민주당의 지향을 분명하게 드러냈으면 좋겠다”며 우회적으로 공천 작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데 이어 9일에는 아예 노골적으로 “거물(巨物)만 찾다 보면 고물(古物)만 찾게 된다”고 말했다.
노 후보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당 특대위가 개혁성과 당선 가능성 중 당선 가능성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으로 기울면서, 자신의 본래 뜻과 다르게 공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대한 이의 제기라는 게 측근들의 설명이다.
노 후보 측은 당이 경기 광명에 남궁진(南宮鎭) 전 문화관광부장관을 공천한 것, 특대위가 서울 금천에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 추대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 등에 대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 3선 의원은 “개혁적이고 참신하면서 조직 가동능력도 있는 후보가 어디 있느냐. 개혁적인 후보를 내세우려면 당에서 조직과 자금을 뒷받침해줘야 하는 데 당이 그럴 능력이 있느냐”며 노 후보의 발언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13명이 공개적으로 공천 신청서를 냈고, 비공개 신청자도 2, 3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진 광주북갑의 경우 상향식 공천이 무산된 데 반발해 비공개 신청자 2명을 포함해 3명이 공천 신청을 철회하는 등 공천 작업이 갈수록 꼬이고 있다.
최근 민주당에 입당, 서울 영등포을 공천을 신청한 장기표(張琪杓) 전 푸른정치연합 대표는 보도자료를 내고 “입당 전에 노 후보를 비판했다고 해서 나의 공천을 반대한다면 노 후보와 당에 아무런 도움이 안될 것이다”고 공격하기도 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