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이날 경질 사실이 전해진 뒤 ‘복지부장관직을 떠나며’란 성명서를 기자실에 미리 전달한 데 이어 오전 10시15분경부터 복지부 기자실에서 이임 소회를 피력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장관은 성명서와 회견을 통해 “건강보험재정적자 해소와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20∼30%에 달하는 약가 거품을 빼려했는데 이에 저항하는 제약사의 로비에 밀려 경질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장관은 특히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얼마 전 장관실로 전화를 해 ‘당신, 그 자리에 계속 있을 줄 아느냐’며 노골적인 협박을 해온 사실도 있다”고 폭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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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로비 실체와 관련해 “L사 등 다국적 제약사가 약가인하정책에 반발해 맹렬히 (장관 경질을 위해) 로비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청와대에도 이같은 로비가 있었던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일련의 흐름으로 보아 충분히 그랬을 것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외국제약회사가 특히 반발한 이유로 특허권이 만료돼 약가를 낮출 요인이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외국제약사가 국내공급가격을 내리지 않고 있는 약품에 대해 재평가를 실시해 약가를 낮추려 한 정책을 들었다.
복지부는 이 장관 취임 후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를 해왔으며 현재 시행 직전 단계에 있다.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8년여 수형생활을 하기도 했던 이 장관은 이 정권 들어 대통령복지노동수석비서관을 거쳐 올 1월 29일 복지부장관에 취임했었다.
한편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전장관의 주장은 전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헌주기자 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