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 깊어지는 '8·8공천']盧후보측-당권파-비주류 알력

  • 입력 2002년 7월 12일 18시 44분


‘뜨거운 감자’로 등장한 일부 8·8 재·보선 지역의 공천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막판 심사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복병’이 나타났거나 당내 이견조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당 지도부는 서울 종로에 신영무(辛永茂) 세종법인 대표에 대한 공천을 확정하려 했으나 뒤늦게 자녀의 국적포기 문제가 불거져 난감해하고 있다. 자칫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손녀 원정출산 문제로 번질 것을 우려해서다. 이에 따라 종로의 공천작업은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있다.

경남 마산 합포의 경우 3배수로 후보자가 압축됐으나 김호일(金浩一) 현 지구당위원장의 반발로 막판 공천작업이 진통을 겪고 있고, 서울 영등포을에선 권영세(權寧世) 변호사가 유력하지만 이신범(李信範) 전 의원의 교통정리 문제가 여전히 골치거리다.

부산진갑의 경우 부산지역 의원들이 11일 김병호(金秉浩) 전 KBS보도본부장을 공천자로 결정, 단수후보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이 후보의 측근 인사들이 김 본부장의 경쟁자인 노기태(盧基太) 부산시 정무부시장의 재작년 탈당 경력을 거론하며 노 부시장 배제움직임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은 15일 당무회의에서 나머지 6개 지역 공천을 확정할 방침이다.

▽민주당〓공천이 막바지에 이르자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측, 당권파, 비주류간 알력이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8·8 재·보선 특대위는 12일 노 후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서울 영등포을에 장기표(張琪杓) 전 푸른정치연합 대표를 공천, 당내 갈등을 증폭시켰다. 이날 회의에선 △경기 하남 문학진(文學振) 경기 광주지구당 위원장 △부산진갑 이세일(李世逸) 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동대표 △부산 해운대·기장갑 최인호(崔仁昊) 전부산대총학생회장이 추가 확정됐다.

노 후보 주변에선 서울 금천에 김중권(金重權) 전 대표 공천설이 나오자 “그렇다면 노 후보 측근 배제원칙도 없던 일로 해야한다”며 목소리가 높이고 있다.특대위는 최대 진통지역인 광주 북갑과 전북 군산에 대해선 15,16일 여론조사를 거쳐 16일 오후 늦게 공천자를 확정할 방침이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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